조선일보 청룡봉사상 상금은 김영란법 위반일까
조선일보 청룡봉사상 상금은 김영란법 위반일까
경찰청 “공모와 공정 심사, 투명한 선정 절차”라지만… 관련 법령 없고, 유착 우려 여전

경찰과 언론사의 권언유착이라는 국민 비난 여론에 지난 5월 특진 등 인사상 특전이 폐지됐던 조선일보 청룡봉사상이 예정보다 두 달 연기된 29일 개최됐다. 

참석 여부에 관심을 모았던 민갑룡 경찰청장은 국회예산결산위원회 일정으로 불참, 임호선 경찰청 차장이 대신 시상식장을 찾았다. 올해도 조선일보와 경찰청 공동주최로 열린 청룡봉사상 시상식에선 6명의 경찰관을 포함해 일반인 3명 포함 총 9명이 상장과 트로피, 상금 1000만원을 받았다. 

청룡봉사상 상금 1000만원은 조선일보가 700만원, 경찰청이 300만원을 부담한다. 문제는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적용을 받는 경찰관이 직무관련성이 밀접한 언론사로부터 1회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다.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이 대학원 지도교수로부터 받은 장학금이 김영란법 적용 대상인지 논란이 일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해석은 금품을 받은 공직자 등이 제공자와 밀접한 직무관련성이 없다면 직접 받았다고 보기 어렵고, 관련 법령·기준에 규정이 있는 경우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53회 청룡봉사상 수상식 기념촬영. 사진=정민경 기자.
▲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53회 청룡봉사상 수상식 기념촬영. 사진=정민경 기자.

반대로 국민권익위원회는 경찰, 소방 등 특정 직종의 공직자(혹은 자녀)를 대상으로 지급하는 장학금은 계약·인허가·감독 등 제공자와 공직자 사이에 밀접한 직무관련성이 인정돼 사회상규상 허용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청룡봉사상 시상금은 김영란법에서 제한한 1회 100만원 가액범위를 초과한다. 그러므로 조선일보가 주는 시상금을 받은 경찰관이 김영란법 적용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법에서 규정한 ‘다른 법령·기준 또는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에 해당해야 한다.

그런데 청룡봉사상과 직접적으로 관련한 경찰청 내부 법령이나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경찰청은 언론시민단체 언론소비자주권행동(언소주, 공동대표 김종학·서명준)이 보낸 청룡봉사상의 법적 근거 관련 질의에 지난달 18일 답변 공문에서 “청룡봉사상 수상자는 ‘청룡봉사상 규약’에 따라 선발한다”고 밝혔다.

경찰청이 말한 청룡봉사상 규약은 법령이나 경찰청 내부 규정이 아닌 지난 1967년 청룡봉사상 제정 때 경찰청과 조선일보가 공동으로 만든 수상자 선발 과정 등에 대한 내용이다. 정부는 지난 5월31일 관계부처(행안부‧법무부‧인사처‧경찰청‧소방청‧해양경찰청) 합동 브리핑을 열고 민간 공동 주관 상을 받은 공무원의 인사상 특전을 폐지하고 공무원 인사 관계 규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과 해양경찰의 경우 특진 근거 규정인 ‘경찰공무원법’과 ‘경찰공무원 승진임용규정’ 등에는 청룡봉사상을 비롯한 민간 연계 상명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지 않다. 외려 경찰청 등은 “특별승진 운영계획 등을 변경해 민관 공동 주관 상과 연계된 인사상 특전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 인사담당관실 관계자는 이날 “현재 규약은 예전 내용이고 올해부터 심사 절차 등이 바뀌었는데 아직 반영은 안 됐다”며 “법령으로 청룡봉사상이 기재돼 있는 건 전혀 없고, 내부 특진계획서에서 모두 삭제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하고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달 5월22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시민연합,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등 18개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조선일보, 경찰청 청룡봉사상 공동주관 및 수상자 1계급 특진 폐지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정민경 기자.
▲ 지난달 5월22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시민연합,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등 18개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조선일보, 경찰청 청룡봉사상 공동주관 및 수상자 1계급 특진 폐지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정민경 기자.

또 다른 경찰청 관계자는 청룡봉사상 포상금의 김영란법 저촉 여부 검토와 관련해 “권익위 해석을 받은 결과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모와 공정한 심사 등 투명한 선정 절차를 거쳐 공무원 수상자를 선발하고, 수상에 따른 상금 등을 공개적 방식으로 제공하면 사회상규상 허용되는 금품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권익위가 설명하는 ‘사회적 상규’는 좀 더 복잡하다. 권익위는 직무관련성이 있는 공무원의 금품 수수와 관련해 “사회상규는 수수의 동기·목적, 당사자와 관계, 수수한 금품 등의 가액, 청탁과 결부 여부 등을 종합 고려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언론사가 직무관련성이 있는 공직자 등에게 전달하는 포상금과 관련해서도 “다른 법령·기준 또는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이어야 한다”면서 “포상 사유나 절차 등이 불분명하거나 직무와 관련된 유착 등 사회일반으로부터 직무수행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정도에 이른다면 사회상규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조선일보 청룡봉사상은 지난 2009년 수상한 경찰관이 조선일보 전·현직 관계자들이 연루된 배우 장자연씨 사망 사건 수사에 관여한 것으로 확인돼 올해 초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논란 이후 정부는 합동 브링핑에서 “상을 주관하는 기관과 정부 간의 유착 가능성, 정부 포상을 받은 공무원과의 형평성, 인사권 침해 우려 등 그간 제기된 문제를 반영해 상을 받은 공무원에 대한 특진·승진 가점 등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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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8-29 19:59:28
솔직히 상 받은 사람이 조선일보 기사를 어떻게 비판적으로 볼까. 그냥 삼성장학생처럼 경찰 길들이기라고 말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