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경찰 인사에 개입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청룡봉사상 시상식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청룡봉사상은 조선일보와 경찰청이 공동 주관한다. 특정 언론사가 심사하고 경찰 수상자에게 ‘1계급 특진’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경찰 인사 개입’ 논란이 컸다.  

비난 여론에 이번 53회 청룡봉사상 시상식에는 인사상 특전이 사라졌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시상식에 불참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행사 인사말에서 “경찰청과 조선일보사는 지난 1967년 함께 청룡봉사상을 제정했다. 일선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경찰관의 사기를 높이고 헌신적 봉사와 희생으로 인류애를 구현한 우리 이웃을 찾아 격려하자는 뜻”이라고 청룡봉사상 의미를 강조했다. 

방 사장은 “특별히 오늘 시상식을 맞아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며 “경찰 수상자들에게 주어지던 1계급 특진은 올해부턴 없지만 여러분 노고와 봉사 정신이 폄하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갑룡 경찰청장 대신 참석한 임호선 경찰청 차장은 “경찰청장은 국회예산결산위원회 때문에 참여가 어려웠다.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임 차장이 대독한 격려사에서 민 청장은 “경찰은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부여받은 사명을 잊지 않겠다”며 “시민 관점에서 생각하고 언제나 시민 곁에서 공동체 안녕과 질서를 수호하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53회 청룡봉사상 수상식 기념촬영. 사진=정민경 기자.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53회 청룡봉사상 수상식 기념촬영. 사진=정민경 기자.

이번 청룡봉사상 공모 결과 경찰 82건과 일반인 66건 등 총 148건이 접수됐다. 충상 1명, 신상 2명, 용상 3명, 인상 1명, 의상 1명 등 모두 9명이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충상’에는 김영택 경위(가명)이 수상했다. 업무 특성상 수상자 공적은 밝히지 않았다. 

‘신상’은 노숙인 전담요원인 정순태 서울지방경찰청 경위와 학교 전담으로 ‘학교로 찾아가는 예방 교육’을 구성한 오윤정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경사가 수상했다. 

‘용상’은 지진 현장 폭력배 난동을 정리한 신종현 경북지방경찰청 경위, 조직폭력배 관련 사건을 맡은 손성욱 경기남부경찰청 경사, 여성청소년 수사 분야에서 전국 최고 검거 실적을 낸 최순신 충남경찰청 경사가 수상했다. 

민간인 부분인 ‘인상’에는 중증 장애 판정을 받은 환경미화원 신웅선씨가, ‘의상’에는 맨몸으로 엽총 난사범을 제압한 박종훈씨와 아이들이 탄 차량이 언덕에서 내려가는 것을 몸으로 막은 황창연씨가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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