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에너지 안보 “연료에서 기술로”
한국의 에너지 안보 “연료에서 기술로”
산업통상자원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논의 돌입 “안전하고 깨끗한 전력수급 가치 중요” 

산업통상자원부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논의 중인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를 계기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국회기후변화포럼(대표 의원 홍일표·한정애)이 개최한 토론회 자리에서 석광훈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1970년대 오일쇼크 경험을 기반으로 기존 에너지 안보는 리스크 분산이었다. 일종의 연료 안보 개념이었다. 그러나 미·중 간 화웨이 분쟁,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같은 사건이 발생하며 지금은 기술안보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광훈 전문위원은 “국내 발전설비 부품의 경우 가스터빈은 케이싱 외 핵심부품을 미쓰비시 등 해외에 전량 의존하고 있다. 원전조차도 핵심기술인 증기발생기 전열관을 일본과 유럽에 의존하고 있다”며 “발전부문 정밀소재기술의 해외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에너지 안보에 대한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시각이 향후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석광훈 전문위원은 “석탄·원전 발전설비산업의 대안은 신재생과 액화천연가스(LNG) 복합이다. LNG가 과도기적 (에너지) 대안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이 부분에 대한 (기술) 국산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액화천연가스(LNG) 탱크. 게티이미지.
▲액화천연가스(LNG) 탱크. 게티이미지.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2002년부터 2년 주기로 수립되고 있으며 9차 계획은 기존 8차 계획을 평가하고 현 상황에 맞게 계획을 변경하게 된다. 9차 계획기간은 2019년부터 2033년까지 15년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준비상황과 향후 계획’에 따르면 △기후변화·이상기온 △재생에너지 확대 등 글로벌 트랜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과감한 석탄발전 감축 요구를 반영한 전력수급 정책을 구상할 예정이다. 

발표자로 나선 윤요한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은 “과거에는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수급이 정부의 최우선과제였다. 그러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안전하고 깨끗한 전력수급이라는 가치가 추가됐다”며 “정부로서는 다차원적인 요구에 맞춰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윤요한 과장은 또한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며 “그 규모와 일정을 (9차 계획에서)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의 연평균 초미세먼지는 OECD 주요 선진국 대비 2배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부터 전력정책심의회를 개최하며 9차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전문가 소위원회 논의를 거쳐 정부안을 마련한 뒤 국회에 보고하고 공청회를 가진 뒤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지난 6월 발표된 정부의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도 반영해야 한다.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금지와 노후 석탄발전소 폐지 및 연료전환, 재생에너지·연료전지 등 수요지 인근 분산형 전원의 발전량 확대목표를 204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30%로 설정한 것이 주요 골자다. 

▲태양광 발전. 게티이미지.
▲태양광 발전. 게티이미지.

앞서 문재인정부는 2017년 8월 정부 100대 국정과제로 ‘탈원전 정책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 전환’(60번), ‘친환경 미래 에너지 발굴 육성’(37번)을 포함시켰다. 박정순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전환정책연구본부장은 “제주도의 경우 신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12.9%(2018년 발전량 기준)”라며 “제주 사례를 토대로 구체적인 계통 안정화 대책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석탄과 원전의 감축 방향을 두고 반대의견도 있다. 강윤영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석탄발전이나 원자력발전은 공사가 하기 때문에 정부가 강제할 수 있지만 신재생 에너지는 정부가 강제할 수 없다”며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사업을 두고 지역민 갈등이 심하다고 언급한 뒤 “과연 정부가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는지 면밀하게 분석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앞으로 탈석탄·탈원전이면 LNG로 이행하겠다는 것인데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으며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안전·환경 이슈는 논의 범위를 벗어나는 이슈다. 전력계획에선 경제성이 가장 중요한데 안전과 환경 이슈가 제약조건으로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석광훈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석탄화력발전 감축은 기후변화정책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0%가 석탄화력이다. 온실가스 저감정책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생에너지가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향후 10~20년 뒤 재생에너지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란 건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해외에서 원전시장도 끝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저장장치(ESS)가 과거 연속적으로 화재를 일으켰다”며 “에너지에 대한 관심만큼 신재생에너지와 기존 전력망과의 부조화에 대한 대처에 대해서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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