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적격성 판단을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22일 조 후보자 측에 소명요구서를 보냈던 정의당은 26일 김후곤 인사청문회준비단장 등을 국회로 불러 각종 의혹에 설명을 들었다. 이날 소명은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대표회의실에서 심상정 대표, 윤소하 원내대표, 박원석 정책위의장, 김종대 수석대변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3시부터 4시45분까지 진행됐다.

청문회준비단이 자리를 떠난 뒤 기자들과 만난 박원석 정책위의장은 “여야 간 9월2~3일까지 청문회가 잠정합의된 것으로 소명을 진행하는 동안 뉴스를 확인했다.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국민 앞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들에 공개적이고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는게 중요하다. 정의당은 인사청문회까지 거친 이후에 최종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 임명에 정의당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결정 배경을 묻자 “정의당 처음부터의 입장”이라며 “조 후보자 논란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거듭 조속한 인사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정의당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이 없기에 별도로 인사청문준비단의 설명을 들었지만, 청문회에서 의혹과 관련 의원들 질문과 후보자 해명과 답변을 충분히 보고나서 판단해도 늦지 않다. 그것이 합당하고 정당한 절차”라고 말했다.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의혹 관련 소명을 위해 국회를 찾은 김후곤 인사청문회준비단장(왼쪽)이 심상정 대표 등 정의당 지도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의혹 관련 소명을 위해 국회를 찾은 김후곤 인사청문회준비단장(왼쪽)이 심상정 대표(가운데), 윤소하 원내대표(오른쪽) 등 정의당 지도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청문회 준비단과의 질의응답은 △조국 후보자 딸과 관련 각종 의혹 △웅동학원을 둘러싼 여러 소송 △후보자 가족 부동산 거래 △사모펀드 관련 의혹 등 4가지 분야에 중점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조 후보자 딸의 부정 입시 의혹은 추가 소명을 요구했다. 후보자 딸이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논문 1저자로 참여한 것이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 입학에 영향을 미쳤는지, 해당 논문이 고대에 제출된 적이 있는지 입증 기록을 요구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청문회준비단은 생활기록부 상에는 논문 1저자라는 기록을 포함하지 않았고, 다만 2차 전형 당시 자기소개서에 논문 이름이 올라갔다는 기록만 있기에 부정입학이라 예단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답변했다”며 “고려대 측이 자료를 폐기했기에 객관적으로 입증할 자료가 없다는 것이 청문회준비단 입장이긴 하나, 그 점이 분명히 밝혀져야 논란이 불식되지 않겠냐는 점에서 추가 소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역시 조 후보자 딸과 관련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부정 수령 논란은 김영란법 위반 여부를 확인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박 정책위의장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유사한 사례에 올해 4월 내린 유권해석과 올해 언론취재가 들어간 후 내린 유권해석이 서로 간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 오늘 이 점을 질문했는데 인사청문준비단이 기사로 확인한 것이기에 추후 확인하겠다고 답변했다. 그 점도 국민 입장에서 분명히 확인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산대 의전원 장학금 관련해 그동안 언론이 제기한 여러 의혹 중 하나가 부산대 의전원 장학금 규정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 규정을 조국 후보자 딸 맞춤형으로 고쳐서 장학금을 지급했다는 의혹제기가 있었는데, 그런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오늘 부산대 기자회견 통해서도 확인했고 오늘 소명에서도 충분히 납득했다”고 말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사모펀드 관련해 조성 목적에 의혹이 있다. 우회상장 의혹이나, 펀드조성 실질적 목적이 SOC 투자로써 어떤 영향력을 펀드를 통해 행사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언론에서 제기됐는데 설명이나 답변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가족간 부동산 거래에도 오늘 답변 만으로는 충분히 납득하기 어려운 점들이 있어 추가 자료 제출과 설명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 관계자들이 조 후보 의혹 소명을 위해 정의당 지도부를 찾았다. 사진=김용욱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 관계자들이 조 후보 의혹 소명을 위해 정의당 지도부를 찾았다. 사진=김용욱 기자

그는 “오늘 자리가 조국 후보자가 직접 출석해 정의당 질문에 답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인사청문회준비단의 방문과 설명이었기에 오늘 이 자리만으로 충분한 소명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는 한계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인사청문준비단에서는 정의당이 사전에 제기했던 질문과 관련해 가능한 성실하게 설명했고 그에 추가 질문도 있었다”며 향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소명을 듣기에 앞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시민들이 1800만 촛불을 들면서 ‘이게 나라냐’고 외쳤다. 가장 강력한 열망을 표출한 게 바로 사법개혁, 정치개혁이다. 그만큼 사법개혁에 국민 기대가 크고 조국 후보자가 그동안 사법개혁 적임자로서 국민들에게 사랑 받아왔기에 그만큼 걷는 과정도 뜨겁다고 생각한다”며 “고 노회찬 대표께서 말씀하셨듯 법 앞에 만명만 평등한 게 아니라 만인이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사법개혁 핵심이라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검증과 판단을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들은 김후곤 청문회준비단장은 “후보자도 몇 번 말씀하셨듯 청문 준비과정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평가와 따가운 질책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런 부분들을 겸허하게 성찰하면서 고칠점은 무엇인지 설명드릴 게 무엇이 있는지 열심히 보고 있다”며 “모자란 부분이 있으면 성심성의껏 준비해서 다시 밝히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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