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방송통신위원장 청문회 일정이 잡혔지만 자유한국당이 이효성 방통위원장 등을 증인 신청하며 다시 공전하고 있다.

당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3일 오전 10시30분에 전체회의를 열고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8월30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9월2일) 청문회 일정을 의결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예정된 시각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과방위 행정실은 간사 간 협의가 끝나지 않아 회의가 연기된다고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오전 11시 예정보다 30분 늦게 과방위 전체회의가 개의됐으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자리에 없었다.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 간사)은 “어제 오후 일정이 합의됐으나 오늘 아침 한국당이 증인을 10명 요구했다”며 “청문회에 나와야 할 이유가 있는 분들 제가 보기에는 한 분도 없다. 협의 끝에 김언경, 김택수 두분을 참고인으로 하고 성동규 교수를 증인으로 하자는 데 의견이 접근했다. 그런데 한국당에서는 이효성 위원장을 부르지 않으면 응할 수 없다고 해서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가짜뉴스’ 문제에 대한 입장을 듣겠다며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을 증인 신청했다. 

또한 후보자가 해온 변론과 관련해 최승호 MBC 사장, 박원순 서울시장, 성창경 KBS공영노조 위원장, 양승동 KBS 사장을 증인 신청했다. 이 외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후보자 선임), 김택수 법무법인 정세 공동대표(후보자 편향성),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후보자 논문)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지난 6월에도 한국당이 불참한 채 개의했다. 사진=김용욱 기자.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지난 6월에도 한국당이 불참한 채 개의했다. 사진=김용욱 기자.

 

김성수 의원은 “이효성 위원장을 부르겠다는 사유가 가짜뉴스 관련 입장을 듣겠다는 건데 아무리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한상혁 청문회에 물러나는 위원장 불러 앉히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합의한 날짜에 부르려면 전체회의 오늘 의결해야 한다. 한국당이 간사 협의에 응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노웅래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임위원장으로서 할 말이 없다. 여야 지도부 간 싸움을 하더라도 상임위의 기본적인 일은 해야 한다”며 “한국당 의원들이 요구해 결산 일정까지 다 잡아놨는데 다시 번복을 해 이 지경에 와 있는 것도 유감”이라고 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간사는 “제 시간에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죄송하다. 앞으로도 어려움이 있겠지만 합의정신을 기반으로 추진됐으면 한다”고 했다. 신용현 간사는 이효성 위원장을 참고인으로 부르자는 의견을 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아직 협의 중이라는 게 말이 되나. 결론이 안나면 표결을 해야 한다. 간사들 뭐하는 사람들인가. 지금 과방위가 법안 심사도 못했다. 제대로 법안 처리된 게 뭐가 있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과방위 전체회의는 한국당 불참으로 30분만에 정회했다. 예정대로 오는 30일 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를 개최하려면 23일까지 일정을 의결해야 한다. 과방위 민주당, 바른미래당 간사들은 오후에라도 회의를 열 수 있게끔 한국당과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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