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추천 심의위원이 일장기에 한국당과 조선일보 로고를 넣어 보도한 KBS에 법정제재인 ‘관계자 징계’ 절차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위원장 허미숙)는 22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KBS ‘뉴스9’이 방송심의규정 ‘공정성’ ‘객관성’ ‘명예훼손 금지’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한 결과 위원 간 의견이 동률로 엇갈렸다. 

▲ 논란이 된 지난 7월18일 KBS ‘뉴스9’ 보도. 사진=KBS 보도화면 갈무리
▲ 논란이 된 지난 7월18일 KBS ‘뉴스9’ 보도. 사진=KBS 보도화면 갈무리

KBS는 지난 7월18일 ‘뉴스9’에서 “일 제품목록 공유…대체품 정보 제공까지” 리포트를 통해 누리꾼들이 주도하는 불매운동을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누리꾼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을 내보냈는데 ‘안사요’ ‘안뽑아요’ ‘안봐요’ 문구에 반복되는 ‘ㅇ’에 일장기, 자유한국당, 조선일보 로고가 나왔다. 

논란이 되자 다음날인 지난 7월19일 KBS는 누리꾼이 만든 영상을 확인하지 못하고 내보냈다며 사과했다. 자유한국당은 언론중재위원회에 해당 리포트를 제소했고, 언중위는 지난 21일 이 사건을 다룬 결과 조정불성립을 결정했다. 한국당이 25억 손해배상 청구와 정정보도를 요청했고, KBS는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

이날 의견진술자로 출석한 김현석 KBS 통합뉴스룸 방송주간은 “인터넷에서 사진을 가져와 이렇게 됐다. 단순히 일본 불매운동을 소개한 것이지 특정 집단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오해를 끼친 점 사과한다”고 해명했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자유한국당은 일본 정당이고 조선일보는 일본 신문이냐. 민주당 로고가 박혔다면 어떻게 됐겠나. (논란이 된) 사진을 걸러내지 못했다고 했는데 그냥 있는 그대로 내보낸 거 아니냐. 어떤 사람이 밀어붙여서 사진이 나간 거로 알고 있다”고 질문하자, 김현석 주간은 “의도 없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사진을 내보내자고 할 가능성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전광삼 상임위원은 일베 이미지 논란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일베이미지는 교묘하다. 그런데 일장기 안 한국당, 조선일보 이미지는 누가 봐도 잘못된 사진인지 안다”고 말하자, 김현석 주간은 “많은 리포트를 확인하느라 리허설 때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KBS는 지난 3월22일 ‘TV는 사랑을 싣고’를 방영하면서 출연자가 1982년도에 학생운동을 하다 서울대에서 제적당한 사연을 소개하던 중 CG로 서울대학교 로고를 방영했는데, 이는 일베가 조작한 로고였다. 당시 심의위원들은 전원합의로 행정지도 ‘권고’를 결정했다.

위원 간 의견은 엇갈렸다. 심의위원 2명(정부·여당 추천 허미숙 소위원장, 심영섭 위원)은 행정지도 ‘권고’를, 자유한국당 추천 전광삼 상임위원은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를,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은 법정제재 ‘경고’를 주장했다.

허미숙 소위원장은 “사과방송도 하고 보도 책임자도 경질됐다. 후속 조치가 이뤄졌다. 의도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정당의 명예훼손은 일반인과 다르다. 정당은 항의도 하고 입장발표도 할 수 있다. 실제로 중재위도 갔다”고 말했다. 심영섭 위원도 “정당 명예훼손 적용이 가능한지 모르겠다. (한국당은) 충분히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 이후 사과방송도 하고 책임자도 인사조치 했다”고 밝혔다.

반면 전광삼 상임위원은 “공영방송인 KBS가 특정 정당을 폄훼하고 한쪽으로 몰아가는 편향성을 보였다”며 “KBS는 순간 나간 거로 왜 그러냐고 할 수 있다.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다. 왜 그런 사진이 나갔는지 중요하다.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며 관계자 징계를 주장했다. 박상수 위원은 “사과하고 책임자 중징계를 했지만, 법정제재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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