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려고 36기라고 부르는가. 당신이 책임질건가.”
최근 언론사 입사 절차의 추세로 자리잡고 있는 ‘인턴제’를 바라보는 선배기자들의 눈길은 안쓰럽다.

지난 27일 발간된 중앙일보 노보에 실린 <어쩔려고 36기라 부르는가>는 인턴 후배기자들을 보는 선배기자들의 안쓰러운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매일같이 경찰서에서 밤을 새다시피하며 까치집 머리를 한 후배기자들을 술집에서 만나 ‘수고하네 36기’들이라고 소주잔을 건넨 선배들에게 곧 주위에서 낭패감 어린 이같은 핀잔이 돌아온다는 것. ‘36기’ 또는 막내기수라는 정감어린 신문사식 호칭대신 ‘인턴’이라는 생소하고도 사무적인 이름이 따라 다니는 이들을 ‘정을 떼야할 때 가슴이 쓰릴까봐’ 아예 ‘기수’를 붙여 호명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이글은 이렇게 말을 이어가고 있다.
“‘정주지 않을래’ 식의 고민은 어쩌면 이들에게는 이미 ‘들어와 있는 자’의 행복일지 모른다. 24시간 시험받고 평가받고 있다는 긴장감, 내옆에서 같이 고생하고 있는 동료를 제쳐야만 살아 남을 수 있다는 비정한 정글의 논리 앞에서 그들은 고통을 받고 있다”고.

또 “그들의 얼굴은 무표정하다. 늘 긴장하고 있다. 항상 주위를 둘러본다. 선배의 술잔을 받으면서 이들은 생각할지 모른다. ‘혹시 이건 또다른 평가의 함정은 아닐까’.”

이글을 쓴 이 선배기자는 이렇게 말을 매듭짓고 있다. 인턴기자들의 모습은 ‘들어와 있는자들’의 미래상이라고.

“이들에게서 우리는 경쟁과 평가의 논리가 일상을 지배해버리는 우울한 삶을 엿본다면 지나친 사고의 확대일까. 어쩌면 오늘 우리는 ‘인턴’들의 팽팽히 긴장된 얼굴에서 미래의 자화상을 미리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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