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매체를 말하지 못하고 그 매체가 왜 좋은지 말로 설명할 수 없으면 비극이다. 좋은 미디어가 있으면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언론인이 돼서 20년 후 조직 핑계를 대면서 혁신하지 못했다고 변명하면 안타까운 현실이 될 것이다.”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에서 미디어오늘과 구글코리아·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이 공동 주최한 ‘이노베이션 저널리즘 스쿨’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박상현 전 메디아티 콘텐츠랩장 이같이 말했다.

▲ 박상현 전 메디아티 콘텐츠랩장이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 박상현 전 메디아티 콘텐츠랩장이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박상현 메디아티 전 콘텐츠랩장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언론이 어뷰징 기사를 쓰고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대응을 한다. 포털을 의식한 행위다. 여러분이 앞으로 일할 언론사도 그럴 것이다. 그 거대한 공장에 들어가 기사를 마구 쏟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전 콘텐츠랩장은 이 같은 언론 현실에서 뉴스매체들이 ‘소비자와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털과 소셜 미디어는 소비자가 뭘 읽고 뭘 좋아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주지 않는다. 기자들이 할 수 있는 건 포털에서 ‘좋아요’를 얼마나 받았는지 보는 일”이라며 “이는 포털의 노예가 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 주목받고 있는 미국 온라인 매체들. 사진=박상현 전 메디아티 콘텐츠랩장
▲ 주목받고 있는 미국 온라인 매체들. 사진=박상현 전 메디아티 콘텐츠랩장

이어 스토리 형식을 가진 기사들에 독자들이 반응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자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스토리를 가진 언론의 예로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Axios)와 미국 미디어 스타트업 쿼츠(Quartz), 미국 동물 전문 매체 더도도(The DoDo), 미국 온라인 매체 버슬(Bustle), 미국 온라인 매체 더 스킴(The Skimm) 등을 소개했다.

그는 악시오스와 더 스킴이 ‘뉴스레터’를 기반으로 독자 개인과 접점을 갖는 언론이라고 강조했다. 악시오스는 같은 주제 기사를 기성언론과 다르게 압축해 핵심만 전달한다. 이는 사람들이 이메일을 열어 어떤 식으로 뉴스레터를 읽고 스크롤 몇 번에 구독이 끝났는지 분석한 후 개발한 서비스다. 더스킴 역시 중요한 정치적 사안을 지나치게 깊게 파고들지 않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서비스한다. 타깃층은 밀레니얼 세대의 여성이다.

더도도는 스토리 형식의 온라인 매체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트위터에서 뉴스를 제공한다. 관심을 끌 만한 사진이나 영상을 먼저 보여준다. 시선을 끄는 첫 사진과 함께 내용을 금방 짐작할 수 있는 제목을 붙인다. 그리고 위기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하는 일정한 도입부 형식을 갖는다. 이후 구조되는 사진이 나오고 사람을 영웅시하기보다 동물 자체에 초점이 맞춰졌다.

끝으로 그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뉴스에 관심이 있다. 한국 언론이 제공하는 뉴스 형식으로 뉴스를 보지 않을 뿐이다. 뉴스 자체에 관심이 없는 거랑은 다르다”며 “독자를 위한 최소한의 인책이 필요하다. 언론은 앞으로 이 부분을 고민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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