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 다루듯 신중해야 하며 역지사지의 지혜와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잇단 미사일·발사체 발사와 대남 비방 수위를 높이는 북한을 향한 메시지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금과 같은 대화국면이 정말 어려운 난관을 거쳐 오게 됐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문제를 두고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나아가는 신중함이 필요하다”며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역지사지하는 지혜와 진정성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화에 도움이 되는 일은 더해가고, 방해가 되는 일은 줄여가는 상호 간의 노력까지 함께해야 대화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역지사지란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이유로 내걸고 문 대통령과 남측에 비방과 험담한 것을 두고 전지작전권 환수 등 남측의 훈련 사유에 관해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는 의미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평화경제를 두고서 “우리 미래의 핵심적 도전이자 기회”라며 “지구상 마지막 남은 냉전체제를 해체하고, 평화와 번영의 새 질서를 만드는 세계사적 과업이자 한반도의 사활이 걸린 과제”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70년 넘는 대결과 불신의 역사를 청산하고, 한반도의 운명을 바꾸는 일일 뿐 아니라 남북 간의 의지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협력이 더해져야 하기 때문에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평화롭고 강한 나라가 되려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일이고, 북한으로서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해 남북미 간 대화가 시작된 이래 진도를 내면서 여기까지 온 것은 기적처럼 어렵게 만드러낸 결과라는 점을 들어 문 대통령은 “그런 만큼 남·북·미를 비롯한 관련 국가들과 우리 모두는 지금의 이 기회를 천금같이 소중하게 여기고,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중심을 잃지 않고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며 “한반도가 분쟁의 장소가 아닌 번영의 땅이 되어 우리와 북한은 물론 아시아와 세계의 공동번영에 이바지하는 그날을 향해 담대하게 도전하고 당당하게 헤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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