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MBC 기자를 폭행해 물의를 빚은 가운데 조선일보 기자들이 “언론자유를 위협하는 폭력 행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선일보 기자들이 소속된 기자협회 조선일보지회(지회장 전현석)는 16일 성명을 통해 “‘반일 종족주의’ 대표 저자인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지난 4일 자신을 취재하던 MBC 기자를 폭행했다”며 “이에 한국기자협회 조선일보지회는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지회는 “대한민국은 학문과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주의 국가다. 이 전 교수가 학문의 자유를 토대로 자유롭게 이론을 전개하고 출판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자는 언론의 자유를 토대로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취재하고 보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4일 MBC 기자를 폭행했다. 사진=MBC 유튜브 엠빅뉴스
▲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4일 MBC 기자를 폭행했다. 사진=MBC 유튜브 엠빅뉴스

조선일보지회는 “이번 취재 과정에서 다소 무리가 있었다는 지적도 있으나 그렇다고 해도 폭력이 정당화돼선 안 된다”며 “조선일보지회는 앞으로도 언론자유를 위협하는 폭력 행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을 밝힌다”고 전했다.

이 전 교수는 지난 4일 자택 앞에서 인터뷰를 요청한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 취재진 마이크를 파손하고 기자 얼굴을 가격했다.

‘반일 종족주의’ 집필로 친일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 이 전 교수 입장을 묻기 위한 취재였으나 이 전 교수는 질문에 욕설을 퍼붓고 기자 뺨을 내려쳤다.

이 전 교수는 17일 유튜브 채널 ‘이승만TV’를 통해 “기자 뺨을 때린 행위는 제가 조금 더 원숙한 인격이었다면 피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이었다. 개인적으로 기자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면서도 “상대방 동의를 받지 않고 마이크를 계속 들이대거나 심지어 촬영까지 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 그것 역시 불법이고 폭력이긴 마찬가지다. 저는 제 사생활, 인격권과 초상권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처사에 최소한의 정당방위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폭행 직후 MBC 기자회는 이 교수 행위를 ‘언론 자유에 폭력 행사’로 규정하고 “우리는 이번 사태에 의연히 대처할 것이며 끝까지 취재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진실을 추구하는 정당한 취재 활동을 결코 폭력으로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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