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비무장지대(DMZ)에서 자사 창사기획 다큐멘터리 ‘DMZ’를 찍는 과정에서 국방부 허가 없이 협찬사인 기아자동차의 새 자동차 광고를 무단 촬영해 광고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SBS는 16일 “[단독] JTBC, 협찬금 받고 DMZ서 기아차 광고 무단 촬영”이라는 제목으로 “JTBC가 지난 3월 ‘DMZ의 자연환경을 다큐멘터리로 만들겠다’며 국방부에 협조 공문을 보내 허가를 받고 다음 달 촬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 16일 SBS ‘8뉴스’ 보도화면 갈무리
▲ 16일 SBS ‘8뉴스’ 보도화면 갈무리

SBS ‘8뉴스’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5월부터 동부 전선 곳곳에서 이상한 장면들을 목격했다. 현장 촬영 지원 장교는 JTBC 촬영팀이 기아의 신차를 가지고 와 민통선 이북으로 통과해서는 위장막을 벗기고 나가기 전에 다시 씌우고 나갔다고 말했다. 장교는 JTBC PD와 현장에서 얘기했을 때 다큐 때 한 장면씩 나오는 광고성 효과(PPL)라는 답을 들었다.

의문이 풀리지 않은 국방부는 JTBC 촬영을 일시 중단시켰고, 지난 5월30일에는 ‘DMZ 영상을 기아자동차 광고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JTBC 측의 서약서까지 받았다.

SBS에 따르면 6월 초쯤 JTBC 측은 DMZ 영상이 포함된 기아자동차의 DMZ 광고를 국방부에 내밀었다. 해당 광고는 극장에서 이미 방영됐고 각 방송사에도 전달돼 광고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JTBC의 다큐멘터리 제작에 약 12억원을 지원했는데 JTBC 측이 군 허락 없이 최고의 군사 보안 시설을 배경 삼아 상업용 광고를 만들었다는 게 SBS 보도 취지다. 

이와 관련 기아자동차는 “JTBC가 국방부로부터 광고 제작 허가를 받은 줄 알았다”고 해명했고, JTBC 측은 SBS에 답변하지 않았다.

▲ 17일자 조선일보 2면
▲ 17일자 조선일보 2면

 

▲ 17일자 동아일보 6면
▲ 17일자 동아일보 6면

17일자 아침신문 중에서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국방부 발로 관련 내용을 기사화했다. 조선일보는 “DMZ 다큐촬영 허가받은 JTBC, 몰라 기아차 광고 찍었다”라는 제목으로, 동아일보는 “JTBC, 비무장지대서 군(軍)허가 없이 광고촬영”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JTBC는 17일 오후 공식입장을 내고 사과했다. JTBC는 “국방부의 입장과 달리 제작을 진행해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국방부와 해당 부대 장병, 시청자 여러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JTBC는 다큐멘터리 ‘DMZ’의 본편 제작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 책임이 있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인사조치를 하겠다.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촬영된 영상이 광고에 사용되지 않도록 기아자동차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JTBC는 “이 프로그램은 기아자동차의 협찬을 받아 제작됐다”고 밝혔으며 “국방부는 DMZ 내에서 촬영된 다큐멘터리 영상이 별도의 상업광고로 쓰이는 것을 허가할 수 없다고 거듭 입장을 밝혔다. 제작진이 국방부와 의견조율을 지속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17일 오후 3시50분 JTBC 입장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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