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신통방통>,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MBN <아침&매일경제>는 매일 오전 조간신문들을 중심으로 대담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세 프로그램은 방송을 시작할 때 진행자가 신문 기사를 보여주며 당일의 주요대담 주제를 전하는 공통된 포맷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이 코너는 각 방송이 어떤 이슈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어떤 신문사의 시각으로 사안을 전달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척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민언련은 7월15일부터 26일까지 방송한 TV조선 <신통방통>,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MBN <아침&매일경제>중에서 신문별 주요이슈를 정리하는 코너를 분석했습니다. 

가장 많이 인용된 신문은 조선일보… 정치‧북한 이슈 속 연예인 가십 놓치지 않은 종편

세 프로그램이 인용한 신문사를 분류해본 결과 가장 많이 등장한 신문은 조선일보였습니다. 총 141회의 인용 중 조선일보는 세 프로그램을 합쳐 27회(약 19.1%)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동아일보 22회, 경향신문 20회, 한국일보 19회 등 순이었습니다. 조중동의 경우 평균인용 횟수는 21회였던 반면, 한겨레‧경향의 평균인용 횟수는 17회에 그쳤습니다.

▲ 지난 7월15일부터 26일까지 종편 3사 신문프로그램 언론사별 인용횟수 (비율은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지난 7월15일부터 26일까지 종편 3사 신문프로그램 언론사별 인용횟수 (비율은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주제별 분류에서는 정치 관련 보도가 전체 141회 중 54회, 약 38.3%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북한 19회, 사회 17회, 국방 14회 등 순이었습니다. 분석기간 동안 일본의 경제보복이 큰 이슈였던 점, 북한의 발사체 실험, 러시아 전투기 영공 침범 등 국방과 북한 관련 이슈가 많았던 점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주제별 통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기타로 분류된 보도가 13회로 높았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원인은 종편이 분석기간 동안 연예인 부부의 이혼 소식이 알려지자 이를 주요 사안으로 소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TV조선‧채널A의 노골적인 ‘한겨레 소외 작전’

프로그램별 분석결과에서는 일부 특징이 보였습니다.

먼저 TV조선 <신통방통>은 채널A‧MBN과 달리 중앙일보와 한겨레의 인용빈도가 크게 낮았다는 점이 특징이었습니다. 특히 TV조선은 한겨레의 기사를 분석기간 동안 딱 1번 인용했습니다. 전체 인용횟수에서 조선일보 다음으로 많았던 동아일보의 보도는 8회 중 3회가 기타로 분류됐습니다. 해당 보도들은 연예인 부부의 이혼 소식과 현대가의 자택 매매 등 사실상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 다뤄야 할 가치가 떨어지는 가십성 내용들이었습니다.

▲ 지난 7월15일부터 26일까지 TV조선 ‘신통방통’ 언론사별 인용횟수 (비율은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지난 7월15일부터 26일까지 TV조선 ‘신통방통’ 언론사별 인용횟수 (비율은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는 세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신문사별 인용비율이 비슷한 방송이었습니다. 하지만 신문사별 인용 방식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조선일보의 경우 10회 인용 중 정치와 국방 주제가 8회였던 반면 한겨레의 경우 9회의 인용 중 기타가 4회였습니다. 특히 기타로 분류된 한겨레의 보도들은 <태풍 ‘다나스’ 북상 중…주말에 집중호우>(7월18일) 등 사실상 주요 현안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상 한겨레의 관점은 전달되지 않았다고 봐야했습니다.

▲ 지난 7월15일부터 26일까지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언론사별 인용횟수 (비율은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지난 7월15일부터 26일까지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언론사별 인용횟수 (비율은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MBN <아침&매일경제>는 한국일보를 인용한 수치가 타사에 비해 높은 점이 특징이었습니다. MBN은 한국일보를 6회(약 15%) 인용했고, 주제 역시 정치, 사회 북한 등 다양했습니다. 또한 주제 선정에 있어 앞서 TV조선‧채널A에서 두드러졌던 사건사고, 기타 가십성 내용들은 MBN에서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TV조선‧채널A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경제 관련 보도는 자매사 매일경제를 인용하며 전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지난 7월15일부터 26일까지 MBN ‘아침&매일경제’ 언론사별 인용횟수 (비율은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지난 7월15일부터 26일까지 MBN ‘아침&매일경제’ 언론사별 인용횟수 (비율은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종편 3사 신문 프로그램 결국 자매사 확성기 역할에 그쳐

종편 3사의 각 프로그램별로 인용된 보도들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한 가지 공통점이 보였습니다. 바로 자매사의 보도를 가장 우선시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종편 3사의 프로그램들은 10일간의 분석기간 동안 자매사의 보도를 가장 많이 소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순서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채널A는 동아일보를, MBN은 매일경제를 10일 내내 가장 먼저 소개했고 TV조선도 조선일보를 가장 먼저 소개한 경우가 8회에 달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신문 기사가 아닌 자매사의 기사부터 소개하고 시작한 것입니다.

이후 두 번째로 전달한 보도에서는 TV조선은 경향신문(3회), 채널A는 조선일보(5회), MBN은 중앙일보(3회)를 가장 많이 다뤘습니다. 특히 채널A는 세 번째로 전달한 보도에서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4회로 가장 많았습니다. 즉, 채널A에서는 조중동 보도가 나온 뒤에야 경향신문 등 타 매체의 보도가 전달된 경우가 다수였던 것입니다. 이는 종편 출범 전부터 문제로 지적되어왔던 여론의 독과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통계였습니다. 결국 종편을 자매사로 둔 보수언론이 본인들의 담론을 방송을 통해 재생산 하고 있는 것입니다.

▲ 지난 7월15일부터 26일까지 종편 3사 신문프로그램 소개순서별 최다 인용 언론사 및 횟수.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지난 7월15일부터 26일까지 종편 3사 신문프로그램 소개순서별 최다 인용 언론사 및 횟수.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조선‧중앙‧동아 18건 vs 한겨레‧경향 9건…일본 경제보복도 조중동 따라간 종편 3사

종편 3사에서 인용된 정치 관련 기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내용은 일본의 경제보복이었습니다. 총 37회 등장한 일본 경제보복 관련 기사들을 언론사와 프로그램 별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TV조선과 채널A의 노골적인 진보매체 차별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TV조선 <신통방통>,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는 분석기간 동안 한겨레의 일본 경제보복 관련 보도를 단 1건도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TV조선과 채널A를 통해서는 한겨레의 관점을 전혀 확인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반면 조선‧중앙‧동아의 보도는 TV조선이 5회, 채널A가 9회 인용하며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지난 7월15일부터 26일까지 종편 3사 신문프로그램 ‘일본 경제보복’ 관련 보도 언론사별 인용횟수.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지난 7월15일부터 26일까지 종편 3사 신문프로그램 ‘일본 경제보복’ 관련 보도 언론사별 인용횟수.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경향신문의 보도는 TV조선 3회, 채널A 2회, MBN 2회 인용되며 총 7회로 수치상 자주 인용되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향신문의 관점이 전달된 보도는 많지 않았습니다. 종편 3사는 경향신문 <문 대통령·5당 대표 '일 대응' 18일 만날 듯>(7월16일)과 같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혹은 일정을 다룬 스트레이트 기사와 <정미경 “문 대통령, 이순신보다 낫다더라…세월호 한 척으로 승리”>(7월15일)와 같이 자유한국당 정치인의 발언을 다룬 기사들을 소개했기 때문입니다. 

같은 기간 경향신문에는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해 <‘수출부진 늪’ 빠진 일본, 한국 규제 계속 땐 더 못 빠져나와>(7월16일)와 같이 분석을 기반으로 경향신문의 관점이 들어간 기사가 지면에 함께 실렸습니다. 그럼에도 종편은 이를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종편 3사가 유일하게 경향신문의 관점을 전달한 기사는 <조국의 ‘이분법적 여론전’>(7월21일)뿐이었습니다. 조국 전 민정수석의 SNS 활동에 대한 비판이 진보언론에서 나오자 그동안 외면했던 경향신문의 관점을 딱 1번 전달한 것입니다.

한겨레가 삼성의 불법승계 결정적 증거를 보도한 날, 채널A는 ‘호날두’를 선택했다

일본의 경제보복뿐만 아니라 종편 3사는 진보 성향 신문의 주요 기사들을 외면하는 모습을 반복했습니다. 지난 7월 26일 한겨레는 10면에 <단독-회계방식 바꾼 이유라던 복제약 승인…삼바 CFO ‘급조된 이벤트’ 실토>(7월26일, 임재우 기자)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업 가치를 부풀리는 과정에서 복제약 판매 승인을 이용했고, 이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고재무책임자가 검찰에 증언했다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사기가 내부 관련자의 증언을 통해 입증됐다는 점을 한겨레가 단독 보도한 것입니다.

같은 날 한겨레는 <삼성 노조탄압 항의 54일째 단식 “고공농성 김용희를 살려야 한다”>(7월25일)를 통해 삼성 재직 시절 노조활동 탄압에 대한 사과와 명예회복을 요구하며 강남역에서 54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던 김용희씨의 사연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6일 유일하게 한겨레 보도를 소개한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7월26일)는 다양한 지면기사들 중 20면에 배치된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방한 소식을 다룬 <날두, 더운데…어서와!>(7월25일)를 소개했습니다. 국내 최고 재벌가의 불법 승계작업도,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기업에 사과를 요구하는 노동자의 단식투쟁도 아닌 해외 축구선수의 방한을 가장 중요한 내용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 지난 7월26일 한겨레의 다양한 기사 중 호날두 방문을 소개한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 지난 7월26일 한겨레의 다양한 기사 중 호날두 방문을 소개한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이뿐 아니라 7월 22일 오후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자녀 부정채용 의혹에 대해 검찰이 불구속 기소를 결정하자 다음 날 한겨레 <KT에 딸 부정채용 김성태 뇌물혐의 기소>(7월22일), 경향신문 <검찰, ‘딸 KT 부정채용’ 김성태 의원 불구속 기소>(7월22일) 등이 이 소식을 지면을 통해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종편 3사는 23일 방송에서 한겨레‧경향신문의 지면에 실린 연예인 부부 이혼, 사건사고 소식을 전달했고, 결국 김 의원의 불구속 기소 사실은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19년 7월 15~26일 TV조선 <신통방통>,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MBN <아침&매일경제>
※ 문의 : 임동준 활동가 (02) 392-0181 / 정리 : 박철헌‧서혜경‧이정화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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