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아침신문 헤드라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74주년 광복절 경축사에 집중했다. 신문들이 주목한 메시지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문구에 담긴 극일·자강 의지 표현과 ‘지금이라도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는 대일 메시지로 나뉘었다.

다음은 16일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 문 대통령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자”
동아일보 : 문대통령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중앙일보 :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만들자”
한겨레 :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책임있는 경제강국으로”
한국일보 : “흔들 수 없는 나라 만들 것”…반일 메시지는 자제
국민일보 : 문 대통령 “일, 대화・협력의 길 나오면 기꺼이 손 잡겠다”
서울신문 : 문 “일과 기꺼이 손잡겠다”…극일 기조 속 대화 촉구
세계일보 : “일, 대화 나서면 기꺼이 손 잡겠다”
조선일보 : “일본, 대화 나서면 기꺼이 손 잡겠다”

▲16일 경향신문 1면
▲16일 경향신문 1면

아침신문들은 경축사에서 대일 메시지에 집중했다.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국면에서 맞은 광복절인 만큼, 문 대통령도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 방안에 무게를 실었다. 신문들은 이날 문 대통령이 “일본에 대한 직접 비판보다 경제 자강을 강조했다”고 입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저는 오늘 어떤 위기에도 의연하게 대처해온 국민을 떠올리며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시 다짐한다”며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우리는 책임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오면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들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단호하게 대응하되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문 대통령은 대화 기조에 무게를 뒀다. 경제보복의 배경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동원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내년 도쿄 여름올림픽을 “동아시아 공동번영의 기회”로 삼자며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에 선을 긋기도 했다. 반면 일본 정부의 보복성 수출규제 조처를 비판하고 △책임 있는 경제 강국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는 ‘교량국가’ △평화와 통일로 번영을 이루는 ‘평화경제 구축’ 등 목표를 제시해 자강․극일 의지를 강조했다.

▲16일 서울신문 1면
▲16일 서울신문 1면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의 종전(패전)기념일인 15일 전몰자 추도식에서 7년 연속 일본의 ‘가해책임’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침략전쟁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내기도 했다. 반면 즉위 후 처음 같은 추도식에 참석한 나루히토 일왕은 “깊은 반성 위에 서서 두 번 다시 전쟁의 참화가 거듭되지 않기를 절실히 원한다”고 했다. 9개 일간지 모두가 이날 아베 총리 소식을 비판적으로 전했다.

보수신문들은 이날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가능성에 관심을 뒀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한일관계의 2차 분수령은 24일이 연장 기한인 지소미아 파기 여부”라며 주목했다. 세계일보는 나아가 사설에서 “더 미루지 말고 연장 의사를 밝혀 한일 갈등의 출구를 모색하는 계기로 삼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시민사회단체들의 ‘지소미아 파기’ 구호를 기사에 실었다.

▲16일 동아일보 3면
▲16일 동아일보 3면

사설에서도 신문들의 관심사와 논조차가 드러났다. 조선일보는 문 대통령 경축사 메시지를 두고 북한에 대한 비난수위가 낮다는 이유로 비판했다. “문 대통령의 거꾸로 된 현실인식이 여전한 부분도 적지 않았다”며 “지금 북한은 핵 폐기는커녕 핵무기와 물질을 더 늘리고 있다”고 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아베 총리가 ‘가해 책임’에 침묵한 데에 비판 사설을 냈다. 한국일보도 “아베 총리는 추도사에서 역대 총리가 해오던 ‘반성’이란 표현을 7년째 쓰지 않았다”며 “문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에 화답해 이제는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철회 등 한일 현안을 풀어가는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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