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팩트체크 전문가그룹인 ‘팩트체크 이니셔티브 재팬(FIJ)’에서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히토후미 야나이(Hitofumi Yanai)가 최근 한·일갈등과 관련해 “한·일 대립을 부추기는 보도가 많다”며 한·일 양국 간 보도 및 정치인 발언에 대한 팩트체크 협업을 제안했다. 

FIJ(fij.info)은 정부는 물론 모든 조직으로부터 독립적인 비영리단체로, 주로 회비와 기부금 등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현역 기자와 전문가 등 100여명의 개인 회원과 법인 회원이 FIJ 활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FIJ는 2017년 가을 중의원 선거에서 일본 최초의 팩트체크 프로젝트를 4개 미디어와 실시했다. 

FIJ는 “잘못된 정보나 진위 불명의 정보가 확산하고 사회적 분단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사실 확인이 저널리즘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평가해 사회에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것을 방지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2017년 6월 언론인과 전문가 등 10명이 모여 출범했다”고 자신들을 소개하고 있다.

FIJ의 상임이사이자 변호사인 히토후미 야나이는 미디어오늘과 서면인터뷰에서 한일갈등을 다루는 일본 보도와 관련해 “산케이신문의 논조가 일본 여론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미디어가 다양한 보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언론이 한일 관계를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 일률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조선·중앙일보 등의 일본어 버전 사이트뿐만 아니라 일본 신문과 일본 TV도 한국여론을 보도하고 있다”며 “한일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한국 미디어의 일본어버전 사이트를 보러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TV아사히는 한국갤럽의 자료를 인용하고, 마이니치신문은 이낙연 총리의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발언을 옮기며 “한일간의 갈등은 장기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식으로 많은 일본언론이 한일갈등을 보도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의 “적반하장” 발언을 검증하기도 했다. 

▲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에 출연했던 히토후미 야나이(Hitofumi Yanai) FIJ. 상임이사.
▲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에 출연했던 히토후미 야나이(Hitofumi Yanai) FIJ 상임이사.

히토후미 야나이는 “냉정한 검증기사가 많다고는 말할 수 없다”며 한·일 관계 보도에 대해 “한·일 정부 간 관계는 현재 매우 긴박한 상황이지만, 언론 보도의 표현이 과격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상대국을 공격하는 표현이나 대립을 부추기는 보도가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입장이나 국익을 대변하는 것이 미디어의 역할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한 뒤 한·일 양국의 언론을 향해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감정적인 보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다각도로 사실을 보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무엇보다 그는 “미디어를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며 “가능하면 한일 양국의 언론 보도와 정부·정치인의 발언을 서로 팩트체크하는 협업을 제안하고 싶다. 이 제안에 관심 있는 언론사는 연락을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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