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글을 모은 ‘김대중 전집’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은 13일 1948년부터 1997년 대통령 취임 전까지 기록 2015건을 담은 ‘김대중 전집 2부’를 출간했다. 전집은 모두 30권의 책으로 이뤄졌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김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 기록에는 냉철한 비판의식과 따뜻한 연대의식을 갖춘 그의 대일 인식을 볼 수 있다.

김 전 대통령은 1950~1970년대에 쓴 글에서 한일 갈등과 관련해 일본의 팽창 야욕을 우려하면서도 일본의 과거사 사과와 한일 양국 양심세력의 연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14일자 여러 아침신문이 출판기념회 소식을 전했다. 한겨레신문은 8면에 ‘냉철한 비판과 따뜻한 연대… 청년 DJ, 일본관은 확고했다’는 제목으로, 경향신문도 8면에 ‘시사평론가·망명객 DJ의 1973년 메모엔… 일본, 지배·종속밖에 모른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세계일보도 이날 25면에 ‘청년 DJ 한일 반목은 치명적 지장 초래’라는 제목으로 이 소식을 전했다. 중앙일보는 2면에 ‘큰 정치했던 DJ, 그를 기린 출판회엔 골목대장 정치만…’이란 제목의 취재일기를 실었다.

김 전 대통령은 시사평론가로 활동하던 1953년 10월2일 ‘한일 우호의 길’이란 제목의 언론기고문을 게재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73년 4월에도 친필로 작성한 메모에서 “일본의 경제력, 팽창-재군비, 핵무장-대국야욕, 그들은 지배냐 종속 밖에 모른다. 연결된 것인가?”라고 적었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14일자 한겨레 8면, 경향신문 8면, 세계일보 25면.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14일자 한겨레 8면, 경향신문 8면, 세계일보 25면.

경향신문은 김 전 대통령의 일본과 오랜 인연이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라는 성과로 연결됐다”고 소개했다.

한겨레는 “김 전 대통령은 1973년 1월 일본 ‘중앙공론’ 기고문을 통해 아시아 속 일본의 중요성을 전략적으로 인정하면서, 동시에 일본의 책임감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기고에서 김 전 대통령은 일본을 향해 “아시아 각 국민은 복잡한 눈빛으로 일본을 쳐다보고 있다. 일본은 자기들만 부자가 되면 된다고 생각할 뿐, 같이 살아가지 못하는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일 양국의 협력을 주장하면서도 일본의 잘못된 태도엔 날카로운 비판을 가했다. 김대중 전집 내용을 두고 신문마다 약간씩 다른 입장을 보였다.

▲ 14일자 중앙일보 2면.
▲ 14일자 중앙일보 2면.

한겨레는 8면 기사 제목에 ‘냉철한 비판과 따뜻한 연대’를 모두 담아냈고, 경향신문은 ‘일, 지배·종속밖에 모른다’는 제목처럼 일본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세계일보는 ‘한일 반목은 치명적 지장’이란 제목을 달아 협력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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