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보인가’라고 자문하는 순간이 많아야 한다.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이 현실과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식체계와 정보체계에 의한 오해, 환상, 착각이라는 것. 현실의 충격을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에서 미디어오늘과 구글코리아·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이 공동 주최한 ‘이노베이션 저널리즘 스쿨’의 첫 강연자로 나선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이 이같이 말했다. 

▲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에서 미디어오늘과 구글코리아,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이 공동 주최한 ‘이노베이션 저널리즘스쿨’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사진=이우림 기자
▲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에서 미디어오늘과 구글코리아,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이 공동 주최한 ‘이노베이션 저널리즘스쿨’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사진=이우림 기자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이 아닌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예측한 주요 언론은 찾기 힘들었다. 미국 시사저널, 뉴스위크는 개표 다음날 발행하는 표지에 힐러리 당선 소식을 미리 썼다. ‘퀄리티 저널리즘’을 외치는 뉴욕타임즈는 85%, 로이터는 90%, CNN은 91%, 허핑턴포스트는 98% 확률로 힐러리 당선을 확신했다. 프리스턴대학교는 99% 확률로 힐러리 당선을 확신했다.

강정수 센터장은 “(지식인 등) 상위권에 속하는 전문가들이 이런 결론을 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한 집단적인 반성은 없다. 트럼프를 찍은 멍청한 백인들이라고 비판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정말 똑똑하다고 여기고 당대 지식인들이 기자가 되고 다큐멘터리를 찍는다면서도 세상 변화에 둔감하다”며 유럽과 북미에서 확산된 환경운동을 예로 들었다. 거북이 몸에 빨대가 꽂힌 사진과 동영상이 퍼지면서 많은 이들이 환경 문제에 경각심을 갖게 됐고 한국에서도 빨대 사용하지 않기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언론인이나 지식인이 아닌 동영상 하나가 변화를 이끈 것이다.

그는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 앞으로 4~5년 후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정해진 시간에 뉴스를 보는 시대는 끝났다. 도구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기자들은 출입처를 바라봐선 안 된다.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이재경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12일 한국 언론의 시스템 문제를 지적하는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이우림 기자
▲ 이재경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12일 한국 언론의 시스템 문제를 지적하는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이우림 기자

이어 연단에 선 이재경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12일 한국 언론의 시스템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 언론 채용 방식의 문제, 비교적 규모가 작아 취재 여건이 열악한 문제, 전문성의 부재 등을 지적했다.

그는 “어느 언론에서 시작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어떤 기자로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기자는 전문직이 돼야 한다. 변호사 로스쿨이 있고 의사도 교육기관이 있다. 저널리스트는 중요한 전문직인데 교육이 부족하다.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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