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이 취득한 포스코 그룹의 서울신문 지분을 서울신문이 무상기증하라고 요구하고 협박했다는 주장에 서울신문이 ‘지분을 털어내겠다’고 먼저 접근한 건 호반건설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신문은 12일자 신문 2면 입장문에서 “호반건설은 기본적인 전제부터 날조된 허무맹랑한 주장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호반신문은 자신들이 취득한 포스코 그룹의 서울신문 주식 전량 19.4%를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에 무상으로 넘기라는 협박을 받았다면서 서울중앙지검에 서울신문 관계자 7명을 특수공갈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7월29일 공식 면담에서 무상양도 요구가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양측 비공식 채널 간 사전 접촉에서 호반건설 측 인사에게서 무상양도 언급이 처음 나왔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은 지난 6월25일 사원총회를 열어 호반건설의 주식 매입에 대해 건설 자본의 언론 사유화 시도로 규정하고 호반건설 측 접촉 요구를 피해왔는데 호반건설과 사전 접촉에서 무상양도 문제가 나와 지난 7월29일 공식 면담을 가졌다고 했다.

▲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서울신문(왼쪽 사진)과 서초구 양재대로2길에 위치한 호반건설 신사옥
▲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서울신문(왼쪽 사진)과 서초구 양재대로2길에 위치한 호반건설 신사옥

 

서울신문은 호반건설 계열사인 광주방송 김은용 노조위원장이 지난 7월21일 협상을 주선하겠다며 서울신문 장형우 노조위원장에게 연락을 해왔고 이틀 후 첫 면담에서 장형우 위원장은 “호반건설그룹과 김상열 회장에게 기획재정부와 포스코, KBS가 가진 서울신문 지분을 넘게받게 해 주겠다고 알선한 배후 인물이 누구인지 밝히든지, 호반이 보유한 서울신문 지분을 모두 털어내라”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은용 위원장은 “광주방송 사장을 통해 김 회장의 의사를 물어보겠다”고 한 뒤 25일까지 두 차례의 면담과 12차례의 전화통화에서 “(배후 인물) 이름을 밝히는 것은 어렵고, (서울신문 지분을) 털어내려고 한다”, “호반은 돈이 아쉬운 것이 아니다. 다만 상징적으로 지분 절반은 서울신문에 넘기고, KBS(8.08%)보다는 좀 더 많이 갖고 있으면 되지 않겠나”, “지분을 넘기더라도 예쁘게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등의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25일 오전 “무상으로 넘기는 쪽으로 하겠다”고 김은용 위원장이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은 “애당초 무상양도 최초 언급이 호반 측에서 나온 명백한 증거인 것”이라며 “양측은 29일로 예정된 공식 면담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합의 문건을 작성키로 하고, 초안을 교환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이 비공식 사전 접촉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상대 측 발언을 직접 인용 표기한 것은 호반건설 측 무상기증 주장이 허위라는 것을 입증할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울신문은 “(29일 첫 공식 면담에서) 호반건설 측 최승남 호반호텔&리조트 사장은 이 같은 내용을 보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식 면담에서 마치 처음 듣는 이야기인양 모르쇠로 일관하며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했다”고 주장했다.

호반건설이 “서울신문 지분을 우리사주조합에 전량 무상출연하도록 요구했고, 이에 응하면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지만, 지분을 넘기지 않으면 비방 기사를 계속 게재하겠다는 협박을 했으며, 실제 이에 불응하자 비방 기사가 또다시 지속됐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서울신문은 “검증 보도는 호반건설 측이 협상을 제안하기 이전부터 별개로 진행돼 왔음을 밝히며 서울신문은 앞으로도 호반은 물론 그 어떤 권력과 자본이라도 공정경쟁사회를 비웃은 부조리와 비리에 대해서는 낱낱히 취재 보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은 호반건설의 고소가 구성원들을 비방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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