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1000억원대 적자 폭을 이유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자 프로그램을 줄이거나 폐지하는 과정에 방송작가와 프리랜서 방송 노동자들이 희생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는 9일 성명에서 “KBS가 비상경영계획에 돌입했다. 첫 번째 피해자는 방송작가와 프리랜서 방송노동자들”이라고 비판했다. 

방송작가유니온은 “KBS 지역국 일부 프로그램들에서 비상경영계획 발표 이후 적게는 2주, 많게는 5주까지 프로그램 결방 결정이 이뤄졌다. 또 현재 결정된 결방 이외에 추가 결방 논의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 프로그램이 결방되면 가장 먼저 프리랜서 노동자들이 타격을 입는다”고 밝혔다. 

▲여의도 KBS 사옥.
▲여의도 KBS 본관. 

 

방송작가유니온은 결방 상황에서 빚어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프리랜서 간 차별도 지적했다. 이들은 “프로그램이 한 주 혹은 장기 결방돼도 정규직 PD와 직원들에게는 월급이 주어진다”며 “프리랜서 방송 노동자들에게는 강제 무급휴가가, 정규직에게는 유급 휴가가 주어지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1000억 비상경영 책임을 간부나 사측이 아닌 이들에게 전가시키는 게 과연 정당한가”라며 “방송 힘은 콘텐츠 제작에서 나오는데 경영난을 이유로 지역민과의 약속과도 같은 프로그램을 무더기로 결방시키는 건 옳은 선택인가”라고 되물었다. 

방송작가유니온은 “KBS 비상경영 실체는 프리랜서 생계를 위협하고 방송사 스스로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미지 방송작가유니온 지부장은 9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조합원 사례를 종합해보면 7~8월 지역 KBS에서 자체 생산하는 프로그램들이 줄고 본사 방송을 받아서 나가는 프로그램이 늘었다”며 “이는 프로그램 폐지는 아니더라도 제작이 중단되는 상황이다. 정규직의 월급은 그대로 지급되지만 비정규직이나 프리랜서 작가들의 임금은 지급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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