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가 MBC 기자를 폭행한 사건에 언론계 규탄이 이어지고 있다.

‘반일 종족주의’(7월10일 출간)란 이 교수 책이 일제의 반인권 만행은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등 친일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 4일 자택 앞에서 인터뷰를 요청한 MBC 기자를 폭행한 것. 

그는 이용주 MBC 스트레이트 기자에게 고함을 지르고 녹음 장비를 내려쳤고 급기야 기자 얼굴을 가격했다. 이 교수는 “취재진의 기습적 인터뷰 요청에 맞서 정당방위를 했다”는 입장이다.

▲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가 MBC 기자를 폭행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7일 오후 보도에서 폭행 당시 촬영 영상을 보도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가 MBC 기자를 폭행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7일 오후 보도에서 폭행 당시 촬영 영상을 보도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는 일제의 위안부 전쟁 범죄에 “일제 식민지배 기간에 강제 동원이나 위안부 성 노예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사진=MBC뉴스데스크 화면.
▲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는 일제의 위안부 전쟁 범죄에 “일제 식민지배 기간에 강제 동원이나 위안부 성 노예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사진=MBC뉴스데스크 화면.

이에 방송기자연합회는 8일 “이(영훈)씨는 욕설과 함께 기자가 들고 있던 녹음 장비를 내려쳐 떨어뜨리게 했다. 그 뒤 손으로 이용주 기자 얼굴을 후려쳤다”며 “이용주 기자는 폭행을 당한 뒤에도 맞대응하지 않았다. 그는 두 손을 허리 아래로 내린 채 마주 볼 뿐이었다. 그러자 이씨는 카메라에 손을 대려 다가섰고 이에 영상취재기자는 ‘물리적 폭력을 그만두시라’라고 항의했다”고 당시 현장을 설명했다.

방송기자연합회는 “이영훈 명예교수 폭언과 폭행은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며 “전국 59개 방송사 2700명 기자들의 단체인 방송기자연합회는 이씨 폭행과 친일 행각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방송기자연합회는 △이번 폭행에 수사기관 엄정 수사 △서울대의 이 교수 명예교수직 해촉 등을 요구했다. 

방송기자연합회는 “정당한 취재인데도 물리적 폭력과 폭언을 행사한 뒤 ‘정당방위’ 운운하는 후안무치가 반복되지 않도록 경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며 “서울대는 국적 없는 매국적 연구와 폭력을 일삼는 이씨의 명예교수직을 당장 해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도 8일 “평소 일본에 대한 국민 분노를 ‘감정적 대응’이라거나 심지어 ‘비지성적 행태’로까지 폄훼했던 이 교수가 어째서 스스로는 젊은 기자 질문에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야만적 폭력을 휘두른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이 교수는 지금이라도 당장 언론 자유와 취재 활동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 그에 앞서 자신이 저지른 야만적 행위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MBC 기자회는 7일 이 교수 행위를 ‘언론 자유에 대한 폭력 행사’로 규정하고 “우리는 이번 사태에 의연히 대처할 것이며 끝까지 취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