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모델을 성인 모델처럼 연출한 배스킨라빈스 광고를 내보낸 CJ ENM 계열 채널들에 중징계가 추진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는 7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Mnet·tvN 등 CJ ENM 계열 7개 채널이 방송한 ‘배스킨라빈스 핑크스타’ 광고가 방송광고심의에 관한 규정 ‘어린이·청소년’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한 결과 법정제재 ‘경고’를 결정했다. 법정제재는 방송사(지상파·종편) 재허가·승인 때 감점을 받는 중징계지만, 전문편성채널인 CJ계열 방송사는 감점을 받지 않는다.

▲ 배스킨라빈스코리아가 지난 6월28일 공개한 새 아이스크림 출시 광고. 사진=배스킨라빈스 홈페이지
▲ 배스킨라빈스코리아가 지난 6월28일 공개한 새 아이스크림 출시 광고. 사진=배스킨라빈스 홈페이지
▲ 지난 6월28일 공개했다가 하루만에 삭제한 배스킨라빈스 새 아이스크림 광고.
▲ 지난 6월28일 공개했다가 하루만에 삭제한 배스킨라빈스 새 아이스크림 광고.

CJENM은 서면 의견진술에서 “(방통심의위에서) 지적한 의상과 특정 컷에 대해 평이한 의상과 익숙한 표현으로 판단했다. 광고모델이기 전에 어린이인 점을 고려하지 못했다”며 “광고의 함축적인 의미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방송 이틀 만에 광고를 중단했고 향후 모든 광고에 대해 정확한 사전 심의를 진행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앞서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6월28일 ‘핑크스타’ 광고를 유튜브 등에 공개했다. 광고 속 11살 어린이 출연자는 분홍색 립스틱과 블러셔 등 화장을 하고 민소매 원피스를 입었다. 이어 스푼을 무는 장면, 긴 머리카락이 날리는 장면, 아이스크림을 입술 근처에 묻히고 입술을 클로즈업하는 장면 등을 내보냈다.

광고 공개 직후부터 소아성애, 성상품화 등을 강조하는 연출 기법을 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배스킨라빈스는 하루 만인 지난 6월29일 영상을 삭제했고 관련 TV광고도 중단했다.

심의위원 4인(정부·여당 추천 허미숙 소위원장·심영섭 위원,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 자유한국당 추천 전광삼 상임위원)은 전원 의견으로 ‘경고’를 주장했다.

허미숙 소위원장은 “광고를 어떻게 찍었든 방송사업자는 광고 내용이 출연한 어린이에게 적합한 연출인지, 시청하는 어린이들의 정서를 어떻게 해롭게 할 것인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자체적으로 걸러낼 지위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미숙 소위원장은 “다만 광고 방영 이틀 후 중지했다. 시청자 여론에 귀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광삼 위원은 “어린이를 어린이로 내버려 둬야한다. 어린이를 어른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영섭 위원도 “평이한 의상이라고 서면 의견진술서에 썼지만, 실질적으로 어린이를 성적대상화한 의상”이라고 했다.

한편 CJ ENM 계열 7개 채널의 최종 제재수위는 다음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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