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가 교과 개편을 일방으로 진행하고 강사 채용 인원을 반토막내 학생들 수업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6일 오후 이화여대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학교가 결정 과정을 공개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화여대 ECC건물 앞에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총학생회 집행부를 비롯한 약 30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화여대는 2020년도 교과과정 개편 방안으로 △‘우리말과 글쓰기’와 ‘고전읽기와 글쓰기’ 통폐합 △‘나눔리더쉽’ 단과대학별 선택 전환 △코딩 6학점 도입 등을 논의 중이다. 학생들은 개편과정에 학생 의견 수렴이 전혀 없었다며, 지난 7월 ‘이화여대 인문학 필수교양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학생모임: 별다줄(‘별 걸 다 줄인다’ 줄임말)’을 구성해 학생의견 반영을 촉구하고 있다.

작년 대비 올해 2학기 강사 채용 인원이 기존 절반 수준(522명)으로 줄었다는 점에서 “교과과정 개편에서 강사들이 담당하던 수업을 축소하고 학생 의견 없이 통폐합하려는 움직임이자 수업권 침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민하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시간 강사의 처우를 개선하는 강사법이 안정적으로 도입되지 못하고 오히려 그들의 노동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강사 인원 감소로 학생들의 분반 선택권은 축소되고 수강신청 때 일부 강의 계획안과 강의 시간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 6일 오후 이화여대 총학생회가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건물 앞에서 학생 수업권을 침해하는 학교본부를 규탄 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박소영 대학생기자
▲ 6일 오후 이화여대 총학생회가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건물 앞에서 학생 수업권을 침해하는 학교본부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박소영 대학생기자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강사 수업권과 학생 수업권 보장 등 요구를 강의 계획안 형태로 작성해 낭독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집회를 마친 뒤에는 통폐합 대상 과목을 소관하는 호크마 교양대학과 교무처로 이동해 요구가 담긴 공문을 전달하고, 학교 측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학생들과 만난 교양대학 관계자는 “4년간 축적된 교양교육 만족도 조사 결과로 학생들의 의견을 개편안에 반영한 것”이며 “필수 교양학점을 줄여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라는 총학생회 지적에는 “학생들에게 공개 허락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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