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보복 국면에서 자유한국당이 숙원사업이던 보수 경제정책을 위기극복 방안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정부여당을 향한 ‘친북’ 프레임과 ‘친일 물타기’ 프레임의 공세도 이어가고 있다.

6일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 발언자 9명 가운데 7명이 ‘경제’ 문제를 중점적으로 발언했다. 이종배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책으로 “소득주도성장, 반기업 정책을 근본적으로 수정하고 규제개혁과 노동시장 유연화를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 다른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현재 의원도 “기업인들 기 살리기에 총력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 소득주도성장 폐기, 주 52시간 노동유연성 확보, 기업활동 개선 등 과감한 정책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5일 한국당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을 찾아 ‘경제대전환’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황교안 대표는 “근본적으로 경제정책을 전환하지 않고는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최저임금 급등과 근로시간은 감축된 반면 규제는 강화되는 현 정부의 반기업 정책으로 기업들이 얼마나 힘들지 짐작된다”고 했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한국당의 ‘경제대전환’은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이라기보다는 한국당이 주력으로 내세우고 싶어하는 ‘브랜드’에 가깝다. 한국당은 지난 6월 2020 경제대전환특별위원회를 만들고 친기업 규제완화 등 보수 경제정책을 골자로 하는 정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 중간 결과를 황 대표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북한’ 카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위기 해법 방안 가운데 하나로 남북경협을 언급하면서 한국당을 향한 ‘친일’ 프레임을 정부여당의 ‘친북’ 프레임 공세로 반격하는 모양새다. 

▲ 자유한국당 지도부. 사진=김용욱 기자.
▲ 자유한국당 지도부. 사진=김용욱 기자.

나경원 원내대표는 6일 “북한과 경협이라는 엉뚱한 솔루션을 가지고 나왔다. 실현가능한 대안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퍼주기 구실을 만들어버렸다”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속내가 드러난다. 이 와중에도 오로지 김정은밖에 없다”고 했다. 5일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이후 한국당 민경욱, 전희경, 이만희 대변인이 일제히 문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5일 국방위원회에서는 한국당 박맹우 의원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질의 도중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사사건건 북한 변호하고 변명하고”라고 발언해 정 장관이 “언제 북한을 대변했나. 말씀 취소해달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대변인)의 페이스북.
▲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대변인)의 페이스북.

한국당은 이해찬 민주당 원내대표 ‘사케’ 논란에 이어 박영선 장관의 일본 집도 문제 삼았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일본에 대한 여당 일각의 과도한 대응을 언급하며 “생각나는 게 하나 있다. 도쿄 소재 아파트를 보유한 분이 장관”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남편이 도쿄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에서 회를 먹은 일을 두고 대통령이 스시를 먹었다고 비판해 논란이 됐다. 조선일보는 지난 5일 이 같은 정치권의 공방을 언급하며 “야당은 언제까지 이런 말초적인 정쟁에 몰두할 것인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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