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가 서울신문 3대 주주가 된 호반건설과 정부를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2일 호반건설이 언론 사주로 부적절하고, 이와 관련 정부의 언론 정책도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서울신문은 전체 주식 60%를 기획재정부와 서울신문사 사원들로 구성된 우리사주조합이 소유한 사실상 공영언론”이라며 “서울신문 주식을 호반건설이 매입한 과정은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소리 소문 없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서울신문 기존 주주였던 포스코는 신문사 지분을 매각한 뒤 일방적으로 서울신문 측에 매도 사실을 통보했다고 한다”며 “포스코는 정부나 국회는 물론 언론 관련 공공기관 등에 아무런 언질도 없이 지분을 몰래 팔아 자기 주머니를 채웠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지난해부터 기재부와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 한국언론학회, 한국기자협회 등과 함께 서울신문 독립추진위를 꾸렸다며 “정권 입김으로부터 서울신문 독립을 담보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는데 언론 독립과는 전혀 무관한 건설사가 주식을 사들이고 주주 놀음을 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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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은 지난달 15일부터 호반건설 승계 문제를 집중 보도했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10여년 간 그룹 계열사 일감을 연간 최대 99%까지 몰아주는 방식으로 장남 김대헌 부사장 소유 회사를 키운 뒤 합병을 통해 아들에게 그룹 지배권을 승계했다는 것이다. 

언론노조는 정부에 “언론 개혁 정책 부재를 넘어 인식 수준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적 재원이 투여된 공영 신문사가 공익이 아닌 사익 도구로 전락하는 것을 그냥 놔두는 게 진정 언론 개혁인가”라고 비판했다.

서울신문 지분 구조는 기획재정부(30.49%), 우리사주조합(29.01%), 호반건설 (19.4%), KBS(8.08%) 등이다. 최근 호반건설은 포스코가 보유한 서울신문 지분 19.4%를 인수해 3대 주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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