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홍보팀이 자사 매체를 무시하고 소통하지 않는다며 날 세워 비판했던 인터넷매체 로이슈 칼럼이 삭제됐다. 

김영삼 로이슈 편집인 겸 편집국장은 지난 31일 ‘SK이노베이션 홍보팀과 차호위호, 그리고 아베 신조’라는 제목의 [편집인칼럼]에서 “SK이노베이션 홍보팀이 언론 매체를 무시하고 안하무인 격으로 처세하는 행태를 보고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며 본인이 SK이노베이션(이하 SK이노) 홍보팀 관계자에게서 들은 말들을 전했다.

아울러 해당 칼럼은 SK이노 홍보팀을 대한민국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경제 보복을 가하는 일본 아베 신조 총리에 빗대기도 했다. 김 편집인은 “언론 매체에 막말과 무시,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하고 나서도 눈 하나 깜빡 안 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은 어리석은 국가’라고 막말을 한 아베 신조 총리와의 ‘데자뷔’가 연상된다”면서 “잘못된 말과 무시, 거짓말, 위선은 한일관계에서 보듯 파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 지난 7월31일 김영삼 로이슈 편집인이 쓴 이 칼럼은 현재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 지난 7월31일 김영삼 로이슈 편집인이 쓴 이 칼럼은 현재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김 편집인은 이 칼럼을 쓴 이유에 대해 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우리 매체 기자들과 SK이노 홍보팀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못했고, 군소 매체라는 이유로 무시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편집인은 “홍보는 소통의 미학인데 SK이노 홍보팀이 출입기자와 소통이 계속 안 됐고 데스크, 편집국장과 소통에도 소홀한 부분이 많았다”며 “우리는 열심히 기사를 써줬는데 홍보팀에서 고마워하진 않아도 무시하게 느끼게 하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홍보 담당자들이 홍보 역할을 제대로 못 했음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칼럼에서 SK이노 홍보팀 부장들에 대해 “군부정권 시대에 권위적인 관료 같다”, “최태원 회장의 업적 뒤에 숨어 차호위호(借虎威狐·남의 권세에 의지해 위세를 부림)하고 있다”는 등 날 선 비판을 한 점은 “냉정하지 못하고 감정이 과하게 들어갔다”고 인정했다.

김 편집인은 “칼럼이 나간 후 SK이노 측 전무로부터 전화가 와서 홍보팀 인력이 부족하고 일이 많아 기자들을 밖에서 많이 만나기 어렵다고 들었다”며 “홍보팀이 대응을 못 한 부분도 있지만 내가 오해한 부분도 있고, 앞으로 소통도 신경 써서 잘하겠다고 약속해서 서로 합의해 칼럼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스트레이트 기사가 아닌 칼럼이더라도 더 냉철히 감정 없이 썼으면 내릴 이유가 없는데 그런 점이 있었고 출입 문제 등도 서로 좋게 풀어가려고 한다”며 “(칼럼을 내림으로써) 광고나 대가를 받은 적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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