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조선일보에서 해직된 기자들이 결성한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이하 조선투위)가 조선일보의 ‘반민족 친일 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조선투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는 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최근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빌미로 ‘경제보복’을 자행했는데 조선일보는 사실상 일본을 대변하는 보도를 하고 있다”며 내부 기자들의 반성을 촉구했다. 

신홍범 전 조선투위 위원장은 조선일보가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의미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 전 위원장은 “대법원이 내린 판결은 정의와 인권에 부합한 판결인데 조선일보는 왜 이런 판결이 나왔는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보도하고 있다”며 “많은 국민들은 식민 치하 왜곡 언론들을 떠올리면서 지금도 ‘언론 적폐’가 계속되고 있다고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한표 조선투위 위원장은 눈물을 흘리며 후배들에 각성을 촉구했다. 성 위원장은 “조선일보의 한 간부가 ‘우리는 정권을 창출할 수도 있고 퇴출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한 것을 듣고 거대 언론 권력의 방자한 인식과 통제받지 않는 힘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달았다”며 “후배 언론인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내부에서 개혁이 일어나지 않으면 결국 전 국민 분노 앞에 마주할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1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조선투위의 기자회견. 사진=정민경 기자.
▲1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 앞에서 열린 조선투위의 '조선일보의 반민족 친일 행위를 규탄한다' 기자회견. 사진=정민경 기자.

함세웅 신부는 성 위원장의 눈물에 대해 “민주주의와 진리, 자유 가치를 염원하는 분들의 아픈 마음이 담긴 절규”라며 “조선일보는 의로운 선배 기자들을 마음 속에 모시면서 진리와 민족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코리아나호텔 건물 1층에 붙어있던 ‘조선일보사’ 명패는 사라진 상태였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조선일보 간판이 사라졌는데 간판을 내린 것처럼 조선일보도 문을 닫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오정훈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역시 간판을 언급하며 “지난 주말 ‘아베 규탄 촛불 집회’에서 광화문에서 모인 시민들은 ‘조선일보 폐간하라’ 구호를 외쳤다. (이를 의식한) 조선일보가 명패까지 떼면서 이곳이 조선일보 폐간의 ‘성지’가 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코리아나호텔에서 떼어진 조선일보사 간판. 자세히 살펴보면 조선일보사라는 글자가 사라진 흔적이 보인다. 사진=정민경 기자.
▲코리아나호텔에서 떼어진 조선일보사 간판. 자세히 살펴보면 조선일보사라는 글자가 사라진 흔적이 보인다. 사진=정민경 기자.

오 위원장은 “조선일보 일본어판 기사는 한국 기사를 제대로 번역해 내보내지 못하는 비틀어진 기사다. 마치 보수 혐한 일본인이 쓴 것 같다”며 “일본 아베 정부와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부를 쓰러뜨리려는 같은 목적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 때 받았던 갖은 혜택, 특히 종편 혜택을 받았는데 이제 이 혜택을 뺏어야 한다”며 “조선일보 내부도 제대로 된 언론을 위해 투쟁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기자회견 현장에 서 있던 코리아나 호텔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코리아나 호텔과 조선일보는 다른 건물이다. 이 간판을 보고 이곳이 조선일보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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