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페이스북에 누군가가 집단폭행 당하는 모습에 한국과 주변국의 국기를 붙여 합성한 패러디 사진을 올렸다.

특히 폭행 당하는 사람에게 태극기를 놓고, 일본과 중국, 러시아, 북한국기를 폭행하는 사람에게 붙였다. 지켜보는 사람에겐 미국국기를 붙여 주변국이 우리에게 집단 폭력을 가하는 연상효과를 준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야당은 “상황을 왜곡하는 저질 패러디”, “국익에 도움안되는 SNS 좀 제발 그만하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 대변인은 지난 2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떤 대형 야외 주차장으로 보이는 곳에서 스포츠 머리의 건장한 청년 4명이 누워있는 한 명을 상대로 몽둥이로 내리치거나 발로 짓밟고, 좀 떨어진 트럭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는 한 명이 나온 사진 한 장을 올렸다. 누워있는 사람이 한국이고 폭력을 휘두르는 이들이 왼쪽부터 북한, 중국, 러시아, 북한이며, 트럭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이 미국으로 각각의 국기를 붙여 합성했다.

민 대변인은 이 사진을 소개하면서 “딱 한반도 상황이군요.ㅠㅠ”라고 썼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합성 패러디 사진과 글. 사진=민경욱 페이스북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합성 패러디 사진과 글. 사진=민경욱 페이스북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평가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며 “일단 상황 자체를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네 사람이 합동으로 한국을 팬다는 것인데 북한과 일본 러시아가 한몸으로 한국을 몰아붙이는 상황인가, 말이 안된다”며 “문재인 정부 탓만 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공격에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집단 구타당하는, 이런 수준 낮은 저질 장난 수준의 패러디를 갖고 공당 대변인이 페이스북에서 누리꾼에게 얘기하는 것은 너무 저급하다”며 “논평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우리가 다른 나라를 때리지도 않지만 반대로 집단으로 맞을 만큼 무능하거나 나약하지 않다”고 했다. 홍 대변인은 “그렇게 나라를 비하하는 건 책임있는 정치인이라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도 30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협상력은 말재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설득의 화법’도 꽤 중요한 요소이지만, 협상주체가 얼마나 단단하고 강한가에서 승패가 갈린다. 외교관계에서 협상국가의 지도력이 흔들리고, 내부에서 상대국에 도움이 될만한 징후들이 발견되는 순간, 협상의 주도권을 갖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런 치기어린 글들이 국가에 도움이 되는가를 단한번이라도 생각하고, SNS 좀 그만하세요’”라고 썼다.

청와대 관계자는 30일 오후 미디어오늘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에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30일 오후 여러 차례 전화했으나 휴대전화가 꺼져있었고, 문자메시지와 SNS메신저 등을 통해 질의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 사진=민경욱 페이스북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 사진=민경욱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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