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기를 끊고 고공농성을 이어가던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가 단식을 풀었다. 강남역 사거리 앞 고공농성은 계속 이어간다.

김용희씨는 삼성의 노조탄압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간 지 55일 만인 지난 27일 복식을 시작했다. 김씨는 건강을 염려한 동료 노동자들의 호소를 받아들였다. 김씨는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이 있는 강남역 사거리 앞 CCTV철탑 위에서 50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삼성해고자 고공단식농성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단체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29일 성명을 내 “며칠 전부터는 물과 소금까지 끊은 상황에서 대책위는 단식을 중단하고 지상에 내려와 투쟁을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김용희 해고자는 고공농성을 지속하겠다는 마음을 바꾸지 않고, 다만 함께하는 분들의 걱정을 받아들여 단식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현재 사흘째 미음을 섭취하고 있다.

▲서울 서초동 강남역사거리 CCTV철탑 위에서 농성중인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60). 사진=김예리 기자
▲서울 서초동 강남역사거리 CCTV철탑 위에서 농성중인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60). 사진=김예리 기자

김씨의 건강 상태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23일부턴 고공농성 강제 중단을 우려해 현장을 찾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측의 혈당‧혈압 측정을 거부해왔다. 인의협은 지난 25일 “김씨의 상태는 촌각을 다투고 있다. 언제라도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극한에 다다랐다. 설령 무사히 내려와도 주요 장기에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크다”며 긴급성명을 냈다.

공대위는 성명에서 “장기 단식을 풀 때엔 반드시 충분한 휴식과 안정 속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무더위 속에 높고, 좁고 움직이기 힘든 곳에서 진행하는 복식에 매우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하지만 삼성의 그 어떤 변화도 반응도 없이 내려와 끝낼 수는 없다는 당사자의 절박한 마음을 무시할 수도 없다”며 “삼성이 하루 빨리 대화와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간곡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작가회의와 향린교회는 매일 저녁 고공농성장 밑에서 각각 삼성의 책임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와 기도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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