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부터 예정했던 휴가를 취소하기 직전 주말에 제주도를 다녀온 것을 두고 기자들과 청와대 관계자가 설전을 벌였다. 일부 기자는 휴가취소가 아니라 휴가 축소라고 볼 수 있지 않느냐고 했으나 청와대는 평일이면 휴가겠지만, 주말에 다녀온 것은 개인일정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오후 브리핑에서 한 기자가 “대통령의 주말 제주도행은 비공개 외출인가 휴가인가”라고 질의하자 “당초 계획했던 여름휴가를 취소하고 그 대신 주말을 이용해 제주를 방문한 개인 일정”이라고 밝혔다.

다른 어느 기자는 “많은 국민들이 주말을 이용해서 제주도로 휴가를 가는데 사실상 휴가 축소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아무리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지만 공직자는 주말과 평일이 있다”며 “주말을 이용해 어느 지역을 방문한다는 것은 개인의 일정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어느 기자가 ‘문 대통령이 24시간 일상을 공개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이번 휴가 관련해 24시간 공개에 비해서는 조금 삐끗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언제 갔고, 언제 돌아오셨는지 정도는 알려줘야 맞지 않느냐’고 촉구했다. 이 관계자는 “일정 공개와 관련해서는 국민들께 상세히 알려야 되지만 외교안보 사항이나 개인 일정은 알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음을 양해해 주리라 믿는다”며 “주말을 이용해 제주를 방문한 개인 일정이라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개인일정을 떠난 것이 금요일 오후인지, 토요일에 간 것인지 묻자 청와대 관계자는 “토요일 오전”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주도행의 의미를 묻는 기자 질문에 이 관계자는 정확한 사항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대통령의 특별한 일정이 있지는 않았고, 개인적 시간에 대통령께서 여러 구상을 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오전 제주 시내에 있는 명물식당을 방문해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은 현장에 있던 주민이 제주 소상공인경영지원센터에 제공해줬다. 사진=제주 소상공인경영지원센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오전 제주 시내에 있는 명물식당을 방문해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은 현장에 있던 주민이 제주 소상공인경영지원센터에 제공해줬다. 사진=제주 소상공인경영지원센터

문 대통령의 일본 경제보복 보고와 지시 여부에 이 관계자는 “국내외 현안의 산적한 상황 등을 종합 고려해 현안에 충실히 대응코자 휴가를 취소하신 것으로 안다”며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면서 현안 보고를 받고 지시하는 등 정상 업무를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본 수출 규제 관련 “당연히 보고 받으시고 대비를 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일본 주재 총영사의 부하 여직원 성추행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 사건은 현재 권익위에 접수돼 수사기관에 통보됐다”며 “사실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수사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국제연합에 한국도 참가한다고 한 것에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까지 결정된 바 없다”며 “우리 선박 보호를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번 목선이 왔을 때엔 군이 먼저 알린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의에 청와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합동조사하고, 대공 용의점이 있는지 등을 판단해 매뉴얼에 기초해 공개 여부 등을 결정한다”고 답했다. 그는 “그런 차원에서 그 상황 자체를 알렸다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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