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격의료 발표에 “착한 의료민영화는 없다”
정부 원격의료 발표에 “착한 의료민영화는 없다”
보건의료 시민사회단체 “안전성 무검증, 대형병원‧대기업‧통신업체 돈벌이” 비판…의사협회도 반대

정부가 강원 지역에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시행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보건의료계와 시민사회단체가 “환자의 안전을 팔아 대기업 수익을 올리려는 의료민영화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보건의료 시민사회단체들이 꾸린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와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격의료는 환자가 아닌 삼성 등 대기업 의료기기업체와 SK‧LG 등 통신대기업, 대형병원의 돈벌이 정책”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정부는 앞서 24일 규제자유특구로 강원‧부산‧대구‧전남 등 7개 지방자치단체를 최종 선정했다. 강원에는 원격의료 특례를 허용했는데, 산간 등 격오지에서 1차 의료기관(동네 의원) 3곳을 지정해 만성질환자를 원격 상담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게 했다. 환자가 간호사와 함께 있을 땐 원격 진단과 처방도 할 수 있다. 의원과 환자들은 병원과 자택에 원격의료기기와 전용 단말기, 채혈기 등을 사들여야 하는데, 이번에는 구입비를 국고 지원한다. 본래 의료법은 의료인과 환자 사이 원격의료를 전면 금지한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와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규제자유특구 이용한 의료민영화ㆍ영리화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와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규제자유특구 이용한 의료민영화ㆍ영리화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범국본은 정부가 검증 안 된 원격의료를 기업 이윤추구를 위해 추진한다고 비판했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원격의료는 환자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바 없어 엄격히 금지돼 있다. 의료의 기본은 의사가 환자를 직접 마주해 묻는 것, 청진과 촉진, 시진 등이 기본”이라며 “원격진료는 보건의료서비스의 질을 낮출뿐더러 의료사고 위험을 높이는데 정부가 이를 산업정책으로 밀어붙인다”고 했다.

이들은 특히 강원 등 격오지는 원격의료보다 공공 응급의료체계가 시급하다고 했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벽지 만성질환자들의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하려면 공공기관과 방문진료를 늘려야 한다. 응급의료체계도 절실하다”며 “특히 만성질환의 핵심인 합병증 관리의 경우, 원격의료와 같이 불안한 기술로는 보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범국본은 원격의료가 대형병원과 대기업, 통신기업만 배불리는 ‘특혜정책’이라고 했다. 이들은 “원격의료가 확산하면 원격진단시스템과 게이트웨이, 혈압·혈당측정기 등을 들여야 하고, 국민의 의료비가 고스란히 삼성SDS‧메드트로닉‧로슈 같은 국내외 대기업과 통신기업의 돈벌이에 쓰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범국본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4년 원격의료를 만성질환자 585명에 도입하면 이에 필요한 장비에만 20조원 지출을 예상했다. 원격의료가 확산하면 동네의원보다 대형병원에 환자가 몰린다는 우려도 있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이 29일 ‘규제자유특구 이용한 의료민영화ㆍ영리화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이 29일 ‘규제자유특구 이용한 의료민영화ㆍ영리화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원격의료 추진을 두고 “야당일 땐 시민단체와 함께 반대하다 정부여당이 되자 뒤집었다”고 비판했다. 전진한 국장은 “정부는 ‘진짜 원격의료가 필요한 분들에 한정했다’며 “착한 원격의료”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보건의료기술진흥법과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첨단재생의료법 등 의료민영화 정책을 동시다발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의료민영화 정체성을 드러내는 정부에 끝까지 맞서 진실을 밝히고 추진 의원들의 낙선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강원도의사회와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회도 "원격의료는 의사-환자 간 대면진료의 원칙을 훼손한다. 곧 경제자유특구를 넘어 광범위하게 확산될 것"이라며 성명과 기자회견 등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편 보수신문과 경제지를 비롯한 일간지 다수는 지난 25일 정부 발표를 반기는 보도를 내놨다. 서울신문과 매일경제는 환영하는 사설을 냈고, 서울경제와 동아일보 등은 나아가 ‘규제완화가 미진하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 등은 민관기관 원격의료 허용에 대한 의료계 반발을 전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바람 2019-07-29 17:10:41
공무원은 없고, 공무원 증원은 대다수가 반대하는데 그대들의 정책이 뭔가? 공무원 증원한다고 하면 세금 낭비라고 진보/보수 모두 반대한다. 그대들이 모두가 만족할 방안을 알려달라. 공무원이 직접 가는 서비스는 현인원으로 불가능하다. 그대들도 정부 관계자와 토론을 하고 민원을 제기하라. 개인적으로 문케어를 존중하기에 현 정부의 의료정책의 큰 흐름에 반대할 생각은 없다. 진정한 의료복지를 원한다면, 직접 참여하고 의사협회와 싸워라. 의협 자체가 문케어를 다 반대하지 않는가. 문케어 반대는 의료민영화만큼 파급력이 세고 취약계층의 의료복지를 심각하게 악화시킨다. 치과를 가봐라. 급여로 할 수 있는 치료가 몇 개나 있는가. 건강보험 급여로는 치아 때우는 병원 찾기도 힘들다. 취지는 이해하나 큰 틀에서 싸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