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K리그와 이탈리아 명문 축구 클럽 유벤투스의 친선 경기가 ‘호날두 벤치’로 축구팬 원성을 사고 있다.

당초 이 경기는 26일 오후 8시 열리기로 했다. 그러나 비행기 연착 문제 등으로 오후 9시 임박해 킥오프했다. 세계적 선수들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공을 차는 듣도 보도 못한 촌극이 연출됐다. TV 중계를 담당한 KBS 해설위원들은 시청자에게 “양해를 구한다”며 사과를 거듭하면서도, 본인들도 처음 겪는 상황에 당황했다.

더 큰 문제는 출전이 당연시됐던 호날두가 그라운드를 밟지 않고 벤치만 지켰다는 사실이다. 전광판에 호날두가 등장할 때마다 환호하던 서울 상암경기장 6만여 축구팬들은 시계 분침이 90분을 향할수록 야유를 보내며 호날두에게 분노를 드러냈다.

▲ 팀 K리그와 이탈리아 명문 축구 클럽 유벤투스의 친선 경기가 ‘호날두 벤치’로 축구팬 원성을 사고 있다. 사진=KBS 화면 캡처.
▲ 팀 K리그와 이탈리아 명문 축구 클럽 유벤투스의 친선 경기가 ‘호날두 벤치’로 축구팬 원성을 사고 있다. 사진=KBS 화면 캡처.

종료 임박한 후반 43분에는 급기야 “메시, 메시” 구호까지 나왔다. 호날두 라이벌 선수 이름을 연호하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호날두도 언짢은 모습이었다. 메시 구호에 불편함을 드러냈고, 믹스트존 인터뷰도 응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에 앞서 예정된 팬 사인회도 ‘컨디션 관리’ 이유로 불참했다.

호날두는 떠났으나 축구팬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경기 좌석 표는 최고 40만원(프리미엄존 S)으로 발매 직후 매진됐다. 좌석 등급별로 6만2000여장을 계산하면 입장료 수입은 대략 65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호날두 사기극’이라는 말도 나왔다. 행사 주최사인 ‘더페스타’(The Fasta)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경기를 앞두고 호날두가 45분 출전하는 계약 조항을 넣었다고 했다.

결국 프로축구연맹은 27일 권오갑 총재 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권 총재는 “유벤투스 사리 감독 인터뷰와 관계자에 따르면 비록 호날두가 근육에 이상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당초 계약과 달리 경기에 출장하지 않아 축구팬들에게 큰 실망을 끼쳐드리게 됐다”며 “많은 축구팬 여러분 기대를 저버린 점에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더페스타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더페스타 홈페이지는 축구팬들이 몰리며 접속 불가 상태다. 더페스타는 어떤 회사일까. 미디어오늘이 더페스타 등기를 확인한 결과, 이 회사 대표는 장영아씨다. 자본금은 1000만원으로 2016년 8월 설립됐다.

▲ 미디어오늘이 더페스타 등기를 확인한 결과 이 회사 대표는 장영아씨였다. 자본금은 1000만원으로 2016년 8월 설립됐다.
▲ 미디어오늘이 더페스타 등기를 확인한 결과 이 회사 대표는 장영아씨였다. 자본금은 1000만원으로 2016년 8월 설립됐다.

회사 목적은 △의류, 패션악세서리 제조 및 유통업 △화장품, 미용용품 제조 및 유통업 △스포츠용품 제조 및 유통업 △광고 기획 및 대행업 △마케팅, 경영 등의 종합 컨설팅업 △공연기획, 제작 및 프로모션 대행업 △영상물 제작 및 배급업 △스포츠에이전트 관련 사업 △엔터테인먼트 관련 사업 △매니지먼트업 및 에이전시사업 등이었다.

잡코리아 기업 정보를 보면 직원 수는 4명에 불과하다. 등기를 봐도 임원은 장영아 대표와 이아무개 이사 등 두 명뿐이다. 또 다른 이사 두 명은 2017년 12월 사임했다. 본점은 서울 강남구 세곡동에 있다. ‘호날두’를 ‘날강두’라며 분노하는 축구팬들은 이제 장 대표 입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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