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불교지도자들을 만나 가장 큰 어려움이 국민 통합 문제라며 국가운명을 결정하는 일에는 마음이 모였으면 하는데 잘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일본 수출 규제로 경제문제도 국민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한반도 평화구축도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불교계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대화를 주고 받았다.

문 대통령은 요즘 우리 국민들이 아주 힘들다고 시작했다. 그는 “우선 경제가 힘들고, 그다음에 세계 경제 여건이 좋지 않고, 거기에 일본의 수출 규제까지 더해져서 당장 현실적인 피해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께서 심리적으로 아주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불교계에서도 적극 지원하고 있는 남북교류 사업 등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둬서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구축, 이 부분은 지금까지 남북관계나 또 북미관계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아직도 갈 길은 먼 그런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장 어려운 대목으로 국민 통합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제일 큰 어려움은 역시 국민 통합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기만 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 있더라도 함께 다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하나로 마음이 모이기가 참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문 대통령은 요즘 같은 세상이 마음이 다 같을 수도 없고, 정치적인 생각, 지지정당이 다르고 생각의 차이와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어떤 국가적인 어려움이라든지 또는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그런 일에 대해서는 함께 이렇게 마음들이 모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간절한 희망인데, 그렇게 참 잘 되지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불교의 화쟁사상처럼 논쟁하더라도 결국에는 하나로 화합하는 그런 교훈을 얻었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불교 신도는 아니지만 불교와 인연이 있다며 젊은 시절에 고시공부를 할 때 해남 대흥사와 진관외동 서울 선림사에서 몇 달 씩 공부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마음이 어지러울 때면 절을 찾거나 또는 불교 서적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우리 한국인들의 DNA 속에는 불교 신자가 아니라도 불교적인 인생관, 세계관이 짙게 배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찬 간담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원행스님), 천태종 총무원장(문덕스님), 진각종 통리원장(회성정사), 관음종 총무원장(홍파스님),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범해스님), 총지종 통리원장(인선정사), 대각종 총무원장(만청스님), 조계종 총무부장(금곡스님),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원경스님), 조계종 조계사 주지(지현스님), 조계종 봉은사 주지(원명스님), 조계종 전국비구니회 회장(육문스님), 태고종 총무원장(호명스님)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선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고민정 대변인,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박상훈 의전비서관 등이 배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불교계 지도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불교계 지도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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