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이주민 차별 발언은 혐오를 조장하는 것
정치인의 이주민 차별 발언은 혐오를 조장하는 것
[민언련 유튜브 모니터]

민언련은 2019년 5월부터 5개월 간 시범적으로 성평등과 이주민에 대한 허위조작정보나 혐오표현과 관련된 유튜브 게시물을 모니터하고 있습니다. 그 세 번째 보고서로 이주민에 대한 각종 허위정보와 혐오표현이 담긴 이언주 의원 유튜브 게시물 모니터 결과를 발표합니다. 

 

이언주 의원이라는 특정 인물에 초점을 맞춘 배경은 이렇습니다. 민언련은 이주민과 난민 관련한 키워드를 다양하게 구성하여 관련 게시물을 모니터하던 중 이언주 의원이 직접 운영하거나 이언주 의원이 출연한 유튜브 채널의 게시물에 문제적 발언이 많이 등장하는 것을 인지했습니다. 이번 모니터 대상 게시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9월 1월1일부터 2019년 6월17일까지 이 의원이 운영하고 있는 <이언주TV>에 올라온 영상 181개를 점검했습니다. 이어 유튜브에서 ‘이언주’ 키워드로 검색해 나온 영상 중 이 의원이 다른 유튜브 채널에 손님으로 출연하거나 시위‧기자회견 영상을 담은 46개의 영상(10개 채널)을 모니터했습니다. 이 경우 더 많은 사례 수집을 위해 기간을 2018년 6월1일부터 2019년 6월17일까지 약 1년으로 잡았습니다. 민언련은 이 게시물 중에서 이주민을 혐오하거나 차별과 증오를 선동하는 문제발언을 추출했고, 이 의원의 발언을 7가지로 정리했습니다.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이언주 의원 주장 : 국민 혈세로 이주민에게 혜택 준다

이언주 의원은 유튜브 채널 이언주TV <외국인 송금의 급증!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인가?>(2019년 1월9일)에서 “국민연금까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서 지원한다고 하는데요, 이건 매우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고 발언했습니다. 이어 “이 사람들이 한국에서 그나마 10년 넘게 일을 하면 연금을 다 타간대요. 이거 외국인한테까지 이렇게 해야 되나하는 또 의문이 하나있고”라며 이주노동자가 국민연금 타는 것을 비판했습니다. 

작년 10월 ‘가짜난민 반대 집회’에서의 발언을 담은 <불법체류자 추방 이언주의원 연설>(2018년 10월14일)에서는 이주노동자가 “불법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우리 국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각종 혜택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이 의원은 반복해서 국민세금으로 이주노동자가 연금 등의 혜택을 주는 게 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 이주노동자가 혈세로 각종 혜택을 누린다고 주장한 이언주 의원 주요 발언 (조회수는 6월19일 기준, 이하 모든 표에서 동일).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이주노동자가 혈세로 각종 혜택을 누린다고 주장한 이언주 의원 주요 발언 (조회수는 6월19일 기준, 이하 모든 표에서 동일).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국민연금, 내고도 못 받아 ‘억울’

이주노동자가 부당하게 혜택만 받고 있을까요? 사실관계를 파악해봤습니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합니다. 그러나 정작 연금 혜택을 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선 10년 이상 보험료를 납부해야 합니다. 상시적인 해고위협과 열악한 노동환경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이주노동자가 한국에서 10년 이상 일하면서 보험료를 납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월급에서 원천 징수됩니다.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는 받지도 못할 국민연금을 납부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주노동자가 본국으로 귀국할 때 ‘반환일시금’ 제도를 통해 냈던 돈을 돌려받기는 합니다. 내지 않아도 됐을 것을 냈기 때문에 다시 돌려받는 겁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돌려받지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한국과 본국 사이 사회보장협정이 체결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회보장협정은 우리 노동자들이 외국에서 일한 뒤 귀국할 때 반환일시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양국이 서로 약속한 것입니다. 이런 양국간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국가에서 온 이주노동자는 반환일시금조차 받을 수 없습니다. 또한, E-8(산업연수), E-9(비전문취업), H-2(방문취업)에 해당할 때만 지급이 가능해 E-7(전문직 취업)비자 소지자 등도 제외됩니다. 

연합뉴스 <외국인 근로자는 봉?…국민연금 내고도 못 돌려받아>(2016년 11월2일, 김선경 기자)에 따르면 E-7 비자 소지 이주노동자 4만7천여 명이 내고 돌려받지 못한 연금 보험료는 2160억원에 달했습니다. 국민연금 의무 가입 대상은 상대적으로 폭넓은 데 비해 반환일시금 대상은 한정적이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현실에서는 국민연금을 내고도 돌려받지 못하는데, 이 의원은 마치 아무것도 내지 않은 이주민이 국민연금 혜택만 받는다는 식으로 말한 것입니다. 

건강보험, 더 내고 덜 받고 있다

국민연금보다 더 말이 많은 것은 건강보험입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를 이용해 과도한 혜택을 누린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 또한 오해가 많습니다. 실제 외국인은 건강보험을 더 내고 덜 썼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의 ‘2013~2017년 국민·외국인·재외국민 건강보험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전체 건강보험가입자의 재정수지는 2017년에 2490억원 흑자를 보이는 등 5년간 1조1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보험료는 적게 내고 의료이용을 많이 한다는 오해와는 달리, 오히려 낸 보험료보다 혜택을 훨씬 조금밖에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주 들었던 ‘먹튀’ 사례가 실제 존재하긴 합니다. 이들은 주로 ‘지역가입자’였는데요. 기존에는 외국인이 국내에 3개월만 체류하면 건강보험 지역가입을 통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 이 제도를 이용해 한국에 단기 체류를 한 후에, 고가의 치료를 받는 ‘얌체 진료’ 사례가 몇 차례 있었습니다. 2017년까지 5년간 외국인가입자 지역건강보험 재정수지는 7000억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언론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이언주 의원은 이런 사례를 들어 문제 지적을 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외국인 지역가입자는 전체 외국인 건강보험가입자의 3분의 1도 되지 않습니다. 지역가입에서 발생한 적자를 포함하더라도 직장가입까지 따진 총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은 2017년까지 5년간 흑자였습니다.

게다가 실제로 이주노동자는 열악한 노동 현실에서 병원 갈 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해 좀처럼 진료를 받으러 가지 않고 병을 방치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크게 다쳐 병원에 가야할 땐 의료보험혜택을 받지 못해 비싼 의료비 지출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게다가 5인 이하 사업장은 4대보험 의무가입에서 제외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언주 의원은 ‘국민’이 내는 혈세를 불법체류자가 축내고 있다는 식의 발언을 일삼으며 이주민에 대한 불신과 증오를 부추겼습니다. 이주노동자를 향해서 ‘세금도 내지 않고 혜택만 누린다’는 손가락질하는 것, 과연 합리적이며 타당한 것이라고 보시나요? 

2. 이언주 의원 주장 : 이주노동자는 내국인 노동자 일자리를 뺏는다

이 의원은 이주노동자가 “노동자들 일자리를 빼앗아 가”고 있다고 여러 차례 발언하고, “일자리를 잠식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예멘 난민에 숨겨진 좌파의 음모>(2018년 10월29일)에 출연해서는 민주노총이 이주노동자단체와 연대하는 것에 대해 “뭐 때문에 보호를 하고 있는가”라며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소개한 <불법체류자 추방 이언주의원 연설> 영상에서도 이 의원이 “그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이 과연 우리나라 노동자를 위하는 길인지 묻고 싶습니다” “불법체류자들이 여기서 집회하고 할 때 동조농성하고 연대집회를 하는 것만큼은 당신들이 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일자리 부족 현상에 대한 화살을 이주노동자에게 돌리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가짜난민’ ‘불법체류자’ 등의 표현을 반복하며 난민과 이주노동자에 대한 공포와 환멸을 조장했습니다. ‘가짜난민’이 우리나라에 와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난민과 이주노동자를 구분하지 않고 무조건 배척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 ‘이주노동자가 내국인 노동자 빼앗는다’ 관련 이언주 의원 주요 발언.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이주노동자가 내국인 노동자 빼앗는다’ 관련 이언주 의원 주요 발언.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일자리 경쟁? 대체가 아니라 보완이다

이주노동자 유입과 관련한 제도는 처음부터 국내 노동력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주노동자가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3D 업종 기피현상 타개책으로 만들어진 산업연수생 제도를 통해서입니다. 일손이 부족한 산업에 인력을 보충하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이후 고용허가제가 도입됐지만 여전히 3년 장기 근로계약과 사업장 이전 제한 규정으로 종사하는 분야와 사업장에 한계가 뚜렷합니다. 이주노동자는 농업과 축산업에 가장 많이 종사합니다. 청년들이 떠나 농촌에 인력이 부족하자 이를 대신 채운 겁니다. 농축산업 뿐 아니라 작업장 환경이 위험하거나 육체노동을 많이 하는 사업장에서도 일합니다. 이주노동자가 주로 보내지는 곳은 위험하고 일이 힘들며 임금은 적은 일터입니다.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은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하려는 자는 우선 내국인 구인 신청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 법에 따라 사용자는 내국인 구인 신청을 한 뒤, 직업소개를 받고도 인력을 채용하지 못한 경우에만 외국인근로자 고용허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인의 일거리를 빼앗는다는 논리가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유입니다.

일자리 부족 문제의 진짜 원인

실제 건설 등 일부 분야에서는 내국인 노동자와 이주노동자 사이 감정의 골이 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주노동자가 내국인 일자리를 잠식한다는 오해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이주노동자가 아니라, 더 싸게, 더 안 좋은 조건으로 노동자를 고용하려는 불법도급을 일삼는 사용자입니다. 건설노조 대경지부는 한때 ‘불법’ 이주노동자는 내쫓는데 힘을 쏟았지만 이후 이주노동자와 함께 노조를 조직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습니다. 불법 도급으로 고용된 노동자를 내치는 것이 아니라 ‘불법 고용’된 노동자와 내국인 모두의 처지 개선을 요구하기로 한 겁니다.

이주노동자의 공급, 노동조건, 근무분야에 대한 결정을 주도하는 것은 중소기업중앙회 등 사용자 단체입니다. 그러나 이언주 의원은 이들에게는 건의 한 마디 없이 ‘이주노동자 때리기’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업자 단체를 비판하거나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우리나라의 노동자들 정말 어려운 비조직 노동자들, 정말 어려운 청년 노동자들, 이들을 위하는 길이 과연 불법체류자, 난민 신청자를 마구 받아서 그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이 과연 우리나라 노동자를 위하는 길인지 묻고 싶”다는 이 의원에게, 정말 노동자를 생각한 적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3. 이언주 의원 주장 : 이주민 노동자는 자국 노동자와 다르게 대우해야 한다

이 의원은 이주민 노동자에게 수습기간을 주거나 최저임금을 차등적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의원은 앞서 소개한 <외국인 송금의 급증!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인가?>에서 “정부는 단순 노무업무에 대해 수습기간을 금지했지만 (중략) 외국인 근로자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초기 3개월에 대해서 수습기간 적용이 되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저임금을 차등적으로 지급하더라도 “(이주민 노동자가) 도움이 된다 생각하면 올 것이고, 아니라고 생각하면 안 오면 그만인 것”이라며 “너무 안 와서 문제면 (중략) 사업자들이 알아서 올려줄 것”이라고도 합니다. 시장에서 알아서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억지로 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어 “싱가폴같은 나라는 뭐 잘못된 나라입니까”라며 최저임금의 차등적 지급은 국제적 흐름임을 강조합니다. 6월19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외국인 노동자에게 내국인과 동일한 임금 수준을 보장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해 사회적 물의를 빚은 바 있습니다. 외국인에게 임금을 차별 지급하는 것은 정당한 일일까요?

▲ ‘이주민 노동자를 차등대우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이언주 의원 주요 발언.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이주민 노동자를 차등대우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이언주 의원 주요 발언.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사용자는 노동자의 국적을 이유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

세계 인권선언문 제23조는 ‘모든 사람은 아무런 차별 없이 동일한 노동에 대하여 동등한 보수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했습니다. 한국이 1998년 비준한 ILO(국제노동기구) 협약 제111호는 “회원국이 인종, 피부색, 민족 또는 사회적 출신에 의하여 차별대우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性)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주민 노동자라는 이유로 노동조건, 임금 등에 있어서 차별하는 것은 국내법상으로도, 세계적으로도 금지돼 있습니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한국표준직업분류상 단순노무직종의 경우 수습기간을 부여할 수 없습니다. 새로 일을 배우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주민 노동자에게만 수습기간을 부여하는 것은 차별입니다. 이 의원은 이주민은 언어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한국인과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주노동자는 한국어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로 의사소통의 문제로 일을 못 하지 않습니다. 수습기간은 이유 없이 쉽게 이주민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이주민 노동자의 생산성을 이유로 수습기간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기 보다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등 추가적인 조치가 선행돼야 합니다. 또한 고강도 장기간 노동에 종사하는 이주민 노동자들의 숙련 정도가 나아진다고 해서 임금이 올라가는 것도 아닙니다. 이주민 노동자에 대한 편견에 근거해서 숙련도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일 뿐입니다.

이 의원의 말처럼 최저임금을 이주민 노동자와 사용자가 자유롭게 시장의 원리에 따라 정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주민 노동자의 생계는 사용자가 쥐고 있기 때문에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기도 어렵습니다. 삶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국가에서 법으로 정해 보호하는 게 필요합니다.

최저임금 차등 지급은 세계적 흐름과도 달라

지역,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적으로 지급하는 경우는 있지만 인종을 기준으로 차등지급하는 국가는 없습니다. 이 의원이 사례로든 싱가포르의 경우 최저임금제도가 없습니다. 청소, 경비 업 두 가지 업종에만 최저임금이 존재합니다. 두 가지 업종에서도 인종에 따른 차별은 두고 있지 않습니다. 이주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지급을 세계적 흐름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4. 이언주 의원 주장 : 최저임금 인상의 가장 큰 수혜자는 외국인이다

이 의원은 앞서 소개한 <외국인 송금의 급증!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인가?>에서 “월급 300만원 넘게 받는 외국인 근로자가 2018년 1년 동안 30%가까이 늘어났다”며 “최저임금 인상의 가장 큰 수혜자가 외국인이 아니었을까”라고 주장합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주민 노동자의 임금만 올랐다는 것입니다.

▲ ‘최저임금 인상의 가장 큰 수혜자는 이주민 노동자’라는 이언주 의원 주요 발언.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최저임금 인상의 가장 큰 수혜자는 이주민 노동자’라는 이언주 의원 주요 발언.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통계청의 <2018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5월 기준 월 300만원 이상 받는 외국인이 2017년 5월에 비해 29.3%(약 30%) 증가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2018년에만 국한된 수치가 아닙니다. 최저임금의 인상폭이 급격히 높아지기 전인 2015년의 통계자료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보입니다. 통계청의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월 300만원 이상 받는 외국인이 2014년에 비해 30.4% 증가했습니다. 2018년의 29.3%와 비교하면 증가폭이 더 큽니다. 매년 최저임금 수준이 올라가며 이주민 노동자의 임금 수준도 함께 올라간 것은 맞지만 최근 정부 이후로 그 양상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고 비판하기는 어렵습니다.

▲ 통계청의 ‘2015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 중 ‘2014~2015년 월평균 임금수준별 외국인 근로자’
▲ 통계청의 ‘2015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 중 ‘2014~2015년 월평균 임금수준별 외국인 근로자’

 

한국은행이 2017년 발표한 <해외경제 포커스>의 <글로벌 외국인 고용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내 이주민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내국인의 64% 수준에 그쳤습니다. 아직도 이주민 노동자의 임금 수준은 한국인에 비해 낮은 수준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주민 노동자만 혜택을 보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주민 노동자만 이익을 본다는 이 의원의 주장은 이주민 노동자가 다른 나라에서 일 하면서 고소득을 올리는 것이 ‘괘씸하다’는 편견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주민 노동자를 열등한 존재로 바라보고, 타자 화하는 것일 뿐입니다.

5. 이언주 의원 주장 : 이주민 노동자는 생산성이 낮다

이 의원은 이언주TV <외국인 송금의 급증!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인가?>(1월9일)에서 “(이주민 노동자가) 생산성이 낮지 않다는 게 이상한 거죠”라고 발언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를 언급하며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이제 몸만 어른이다 뿐이지 (중략) 한국 사람과 비슷한 인식과 수준이 되기까지 3년이 걸린다”고도 했습니다. 이주노동자가 생산성이 낮다는 주장은 이주노동자를 비판하는 주요 근거로 활용됐습니다.

▲ ‘이주민 노동자의 생산성이 낮다’고 주장하는 이언주 의원 주요 발언.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이주민 노동자의 생산성이 낮다’고 주장하는 이언주 의원 주요 발언.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생산성의 기준은 무엇인가

‘이주민 노동자는 생산성이 낮다’는 인식은 편견에서 기반 한 경우가 많습니다. 미디어에서 이주민에게 능숙하지 못한 한국어를 사용하도록 해 억양이나 발음, 언어 능력에 대해 평가를 하거나 웃음의 소재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주민은 언어 구사 능력에 차이만 있을 뿐 한국인보다 미숙한 존재가 아닙니다.

생산성에 대한 평가 기준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이 의원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발표한 <외국인력 활용 관련 종합애로 실태조사>를 근거로 내세웁니다. 이 보고서는 이주민 노동자 생산성이 내국인 대비 87.4%라고 주장하지만, 그 근거는 사용자 측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생산성을 판단한 근거는 제시돼있지 않습니다. 분명한 기준 없이 이주노동자의 생산성이 낮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또, 이주노동자의 생산성이 낮다면 사업장과 정부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이주노동자가 생산성이 낮아 임금을 낮게 지급’하겠다면, 자칫 전체 한국 노동 조건을 후퇴시킬 수 있습니다. ‘생산성 비례해 임금 지급’이 한국인 노동자에게도 적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노총 등 노동자 단체가 이주노동자 인권 향상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이유도, 이주노동자 노동조건 후퇴가 한국노동자 노동조건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6. 이언주 의원 주장 : 이주민 노동자는 ‘어마어마한 국부유출’을 하고 있다

이 의원은 앞서 언급한 <외국인 송금의 급증!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인가?>에서 “외국인들이 (중략) 불법체류자까지 다 포함해서 (중략) 300만 명 가까이 된다”며 “송금 규모를 대략 84조라고 추산했을 때 이는 어마어마한 국부유출”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영상에서 국부유출이라는 단어는 총 3번 등장합니다. 이 의원은 “이렇게 이제 국부유출이 많이 되고 있다”거나 “대한민국만 지금 글로벌 호구가 돼가지고 외국인 좋을만 자꾸 시키고 있다”며 “그렇게 국부유출 국부유출하면서 왜 이 문제는 또 이렇게 하는 걸까요”라고 말했습니다. 내수를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했지만 이주민 노동자의 국외송금으로 인해 국부 유출만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 ‘이주민 노동자가 국부유출을 한다’는 이언주 의원 주요 발언.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이주민 노동자가 국부유출을 한다’는 이언주 의원 주요 발언.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이주민 노동자가 만드는 경제적 효과 

2019년 1월 <출입국․외국인 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국내 등록 이주민은 225만7116명이고, 미등록이주민은 35만7008명입니다. 모두 합쳐도 261만4124명입니다. 미등록 이주민을 300만명 가까이 된다고 과장하는 것은 이주민의 해외 송금에 대한 두려움을 조장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해외송금액이 2018년 기준 ‘84조’라는 근거도 불분명합니다. 이 의원은 “이 통계는 저희가 모든 국내 시중은행 해외로 송금할 수 있는 송무업자까지 집계”했다고 하면서 그 명확한 근거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6월21일 하나금융연구소의 <국내 해외송금시장의 변화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거주 개인의 해외송금 전체 규모는 134억달러(15조5828억여원)로 집계됐습니다. 다른 경제신문에서도 해외송금 시장 규모를 약 14조원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일방적인 국부유출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이민정책연구원의 2016년 <국내 이민자의 경제활동과 경제기여효과>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이주민 노동자의 총 임금은 약 19조이며 이 중 약 7조원을 국내에서 소비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소비를 했고, 이는 내수 활성화에 일정부분 기여합니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이민자의 생산유발효과 및 부가가치유발효과는 53.7조 원이었습니다. 2026년에는 162.2조 원으로 추정됩니다. 이민자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큽니다. 국부유출만을 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또한 ‘국가의 부’와 ‘유출’은 모호한 개념입니다. 오늘날 사회에서 ‘부’는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끊임없는 교환의 과정을 거칩니다. 해외로 나갔던 자본이 투자의 형태, 완성된 제품의 형태로 다시 국내에 돌아오기도 합니다. ‘부’는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일방적으로 유출되는 게 아니라 서로 교환되며 그 과정에서 증가하기도, 감소하기도 합니다. ‘국부 유출’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기가 어렵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해외 송금 규모는 6000억달러(2015년)을 넘어섰습니다. ECONOMYChosun <해외송금시장 마윈 눈독 들인 머니그램…>(2018년 1월29일, 이종현 기자)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외 송금액이 134억이지만, 미국은 1382억, 영국은 254억, 캐나다는 233억입니다. 규모가 매년 4%이상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합니다. 국제 송금의 급증은 전 세계적인 경향입니다.

7. 이언주 의원 주장 :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 국민주권 수호자다

이 의원은 “자국 근로자에게 적용하는 것과 외국인 근로자들한테 적용하는 것을 달리하는 것은 그것은 차별이거나 인권탄압이 아니”라면서, 그 근거로 ‘국민주권’을 내세웁니다. 이 의원은 앞서 언급한 <외국인 송금의 급증!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인가?>에서 “(내국인과 외국인 차별은) 그것은 엄연히 자국의 주권 문제입니다. 우리가 누구한테 국경을 열지 우리가 누구한테 똑같은 근로권을 제공할지 우리가 누구한테 일자리를 똑같은 조건에서 제공할지 실질적으로 더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자칫 역차별을 받는 상황으로 방치를 할지 이런 것들을 살펴봐야하는 거죠”라고 말했습니다. ‘자국 근로자’와 ‘외국인 근로자’의 대우를 달리하는 건 차별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오히려 동등하게 대우하면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주장입니다.

이 의원의 논리는 <동료 정치인에게 듣는다! 1편. 조경태 의원편>(1월16일)이라는 영상에서 좀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조경태 의원은 난민 얘기를 이어가다 “도대체 국가인권위원회가 유엔인권위원회인지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회인지 구분이 안 간다. 지금처럼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렇게 대한민국 국민을 무시하는 행태의 정책을 편다면 저는 국가인권위원회 해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발언합니다. 이 의원은 적극적으로 동의하며 “그런 자국 중심이란 게 무슨 이게 국수주의 이런 게 아니고요. 국가잖아요, 지금 대통령이든 뭐 정당이든 다 그 나라를 위해서 일하는 거 아닙니까. 어디 유엔에서 일하는 거 아니잖아요. 근데 도대체 이 사람들 누구 녹을 먹고, 누가 선출한 사람들인지, 그럴 바에는 국가를 해체해 버리지 뭐”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난민반대시위가 서울 한복판에 열렸을 때 걸린 플랜카드는 “국민이 먼저다”였습니다.

▲ ‘국민 주권’ 관련 유튜브 영상 이언주 주요 발언.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국민 주권’ 관련 유튜브 영상 이언주 주요 발언.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오직 국민을 위한 국가? 국민주권 개념의 오해

국민주권은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뜻입니다. 우리 헌법 제1조 2항에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했습니다. 현행 헌법상 국민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사람을 지칭합니다. 기본권과 참정권을 보장받는 사람도 국민으로 한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헌법이 한국 국적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주권은 국민은 국가의 지배를 받는 존재가 아니라 국가 의사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권력이 국민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많은 국가들이 국민 대신 ‘인간’을 헌법의 주어로 정하고, 기본권을 폭넓게 보장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프랑스는 인민(the people/ peuple), 독일은 인간(Menschen)이 기본권의 주체입니다. 전 세계에서 헌법의 주어를 국민으로 정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이 유일합니다. 한국도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외국인, 무국적자 등으로 계속 넓혀가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1994년과 1999년에 이어 기본권을 ‘인간의 권리’라 선언하며 일부 조항에서 외국인의 기본권을 인정했습니다. 2017년 여야합의로 출범한 헌법개정특별위원회는 헌법의 주어를 ‘모든 국민’에서 ‘모든 사람’으로 바꾸는 개헌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헌법의 주체는 국가가 국적을 부여하는 국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뜻입니다. 국민과 非국민을 차등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기본권을 보장하자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우대, 역차별이 아닌 보편적 권리의 주체

하지만 ‘어떻게 국민과 국민이 아닌 사람을 동등하게 대우할 수 있느냐’라는 반론을 할 수 있습니다. ‘국적이라는 명확한 차이가 있는데, 그런 차이를 무시하고 동등한 혜택을 준다면 그건 오히려 국민에 대한 역차별이 아니냐’라는 이야깁니다. 국민에 대한 역차별 얘기는 이렇게 나옵니다. 이 의원도 외국인에게 동등한 권리를 주는 정책에 대해 “민주당이 지금 저 난민이라든가에 과도하게 이 속에 어떤 소수 세력에 대한 우대정책, 이런 걸 과도하게 해서 다수를 지금 역차별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헌법의 주어를 외국인으로 확대한다고 해서 모든 권리를 전부 보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세계적으로도 유럽연합(EU)나 영국연방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국인에겐 참정권을 주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도 외국인은 대선이나 총선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다만 지방 참정권은 영주권을 취득하고 3년이 지나면 가능합니다. 영주권 취득자는 ‘국민과 유사한 지위’에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국민과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건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 추구권, 평등권 등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기본적인 권리에 한정합니다. 

이 의원이 ‘역차별’을 주장한 최저임금 제도도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기본적인 노동권에 해당합니다. 헌법재판소도 기본권 중 ‘인간의 권리’는 국민이라는 구분 없이 전부 보장되어야한다고 해석합니다. 2015년 대법원이 미등록이주민(불법체류자)의 노동조합 설립권한을 인정한 배경입니다. 기본권에 한해서는 외국인을 국민과 같은 ‘대한민국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 보자는 것입니다. 외국인 우대나 국민 역차별이 아닌 동등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동등한 권리일 뿐입니다. 

※ 문의 : 엄재희 활동가 (02) 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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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7-26 17:25:40
개인적으로 이 말을 듣고, 외국에서 일하는 한국인 노동자가 혐오 범죄를 당하면, 우리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