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5일 오전 두차례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을 두고 청와대가 새로운 형태의 탄도미사일이라고 분석하면서 군사적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신속하게 비판에 나선 이유는 북한이 77일 만에 미사일을 발사한 것 뿐 아니라 남북미 정상회동 한달도 안돼 다시 미사일을 발사해서다. 더구나 일본의 수출보복 때 북한의 이런 행위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는 25일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 회의에서 이날 오전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가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NSC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행위는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밖에 상임위원들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우리 민간선박 안전 항해 방안도 검토했다. NSC는 지난 23일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단호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5시34분과 5시57분쯤 함경남도 호도반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미사일로 추정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미사일의 사거리는 약 430km였으며 두 번째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690여km였다. 모두 고도는 약 50~60km 였고,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쐈다.

상임위원들은 이번 단거리 미사일을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판단했다.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보리 제재대상이 될 수 있다.

북한이 이 시점에 발사한 배경을 두고 한미 군사훈련 불만과 북미회담을 앞둔 대미압박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굳이 한일간 극심한 갈등 중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5월9일 북한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 도중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에서 단거리 발사체가 발사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진. ⓒ연합뉴스
▲지난 5월9일 북한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 도중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에서 단거리 발사체가 발사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진. ⓒ연합뉴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5일 저녁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북미회담을 앞둔 미국 압박용, 지난 6월30일 북미정상회담 때 않기로 한 한미 군사훈련을 하자 대응했다”며 “한미가 시뮬레이션으로만 하는 훈련이라 얘기해도 북한은 그것을 북침전쟁연습으로 받아들이고, 당장 ‘6·30 합의 위반’에 ‘특별병기로 대응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래도 대미 압박을 꼭 이 시점에 해야 하느냐는 의문이다. 한일갈등에 최근 중러 공군기의 카디즈 및 영공 침해 등 우리가 한반도 안보에 어려움을 겪는 때 발사해 우리 정서나 여론과 크게 벗어났다..

양무진 교수는 “북한이 과거에도 우리 정세와 다른 방향으로 많이 갔다”며 “가만히 있으면 도와주는 것인데도, 늘 가만히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양 교수는 한일관계, 러시아 중국 등 복잡한 정세와 관련해 “경험적으로 봤을 때 북한은 자기식으로 한반도를 관리하려 해왔고, 우리와 생각이 다르다”며 “미국에 불만이 있거나 대미압박 목적이라면 직접 만나서 하면 될 일이지 굳이 미사일을 쏴야 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북한이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로 경제발전하고 정상국가로 가는 데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합참 관계자는 25일 저녁 ‘왜 북한이 77일 만에 미사일을 발사했는지’ 묻자 “의도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아직 공식 분석이 없고, 한미 정보당국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11일 당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11일 당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