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사퇴 거부를 이유로 당원권 6개월정지 처분을 받은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 박순자는 해당 행위를 한 적이 없다. 문제는 나경원 원내대표”라고 주장했다.

박순자 의원은 이날 “상임위원장 관련 이야기가 일방적으로 매도되고 갖은 비난을 몸으로 받으면서도 당을 위해 조용히 입 한 번 열지 않고 참아왔다. 윤리위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한국당이 원칙없고 신뢰를 잃고 있다는 여론을 많이 듣는 이유 중 하나는 원칙이 오락가락하기 때문이다. 국토위원장과 예결위원장 선임에 대해 나 원내대표 원칙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그간 상임위원장 선임과 관련된 경위들을 일일이 되짚으며 본인 정당성을 주장했다. 김성태 원내지도부 시절인 지난해 7월 본회의장에서 있을 상임위원장 인선을 앞두고 후반기 상임위원장 대상자들이 4개 상임위는 자율적으로 합의해 각 1년씩 맡기로 했고, 박순자·여상규·김학용 의원이 각각 2년 임기를 주장한 국토위·법사위·환노위 위원장 자리는 경선을 해 위원장이 선출됐다는 것이다.

▲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직 사퇴 거부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은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이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임 거부 경위 등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직 사퇴 거부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은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이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임 거부 경위 등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박 의원은 이후 새 원내대표가 된 나경원 의원을 만나서도 이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며 “국토위원장은 ‘1년 나눠먹기’ 안 하기로 했으니 인수인계를 분명히 받아달라 했고 나 원내표가 알겠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 보좌관이 2~3달 전 홍문표 의원실이 6월부터 상임위원장을 한다고 들었다고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 의원은 “나 원내대표는 제 말을 귓등으로 듣고 무시했다. 수차례 말로 되지 않아서 지난 6월27일 친서로 나 원내대표에게 ‘임기 나누기 1년’ 합의한 바 없고, 백번 천번 양보해서 경선을 다시 시켜달라고 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 정양석 수석부대표에게도 전달했으나 어떤 지도부도 화답은 없었다”며 “홍문표 의원은 6월14일부터 어제까지 19차례 기사·보도를 내면서 제가 약속 안 지킨다, 몽니 부린다, 가짜로 병원에 입원했다고 별별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또 “108일 동안 국회가 공전되고 (한국당이) 광화문에서 돌다가 들어와 상임위가 시작된 7월8일 (나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실에 국토위원들을 다 불러서 상임위에 들어가지 말라고 하고, 의총을 열 테니 국토위원들이 중심이 돼서 박순자 사퇴 종용 서명을 받으라고 했다. 그게 제1야당 원내대표 입에서 나올 말인가. 그 자리에서 한 동료의원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원내대표 일을 왜 우리가 하느냐, 우리가 유치원생이냐, 나는 이 모임에 가담 못한다고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나 원내대표를 두고 “‘가식적인 리더십’이기 때문에 실망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나 원내대표는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고 손에 피묻히지 않기 위해 황 대표에게 떠넘기고 박맹우 사무총장에게 떠넘기는 아주 있을 수 없는 행위를 저질렀다. 해당 행위로 징계 받아야 할 사람은 저 박순가 아닌 나 원내대표”라고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어 “언론인 여러분께 제발 부탁드린다. 어제도 그제도 ‘박순자 버티기’ 보도가 고착화됐다. 이런 언론에 당당히 맞서겠다. ‘박순자 해당행위 없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문제’다. 언론인 여러분 양심으로 이게 뉴스가 돼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박 의원은 당 윤리위에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총선 한국당 소속으로서의 출마 의지를 묻는 질문에는 “재심 결과를 볼 것이다. 이제 언론인들과 자주 만날 것”이라고 답했다. 탈당 여부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와의 대화 녹취록 공개 여부에 대해선 아직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공화당과 접촉이 있었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는 “유언비어다. 단 한 차례도 그런 적 없다. 연락도 한 적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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