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 노동자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의 배상 청구 권리를 부정하며 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가운데,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시민사회 움직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24일 전국 597개 단체가 모인 ‘아베 규탄 시민행동’이 기자회견을 열었고 25일에는 전국 350여개 시민단체가 모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연대회의)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같은 날 국회에서도 아베 내각의 경제보복에 대한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연대회의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주최한 ‘과거사 부정, 경제보복, 한일 갈등조장 아베 정권 규탄 공동기자회견’에서는 한국 시민뿐 아니라 일본 시민도 공존을 위해 협력하자는 메시지가 나왔다.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과거사 부정, 경제 보복, 한일 갈등 조장 아베 정권 규탄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제공=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과거사 부정, 경제 보복, 한일 갈등 조장 아베 정권 규탄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제공=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들은 “아베 정권이 강제징용 피해자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배상에 협력해야 하며 경제적 보복 조치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며 “아베 정권이 과거사를 부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본 헌법 9조를 개정해 이른바 ‘집단적 자위권’을 지닌 군사대국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연대회의는 정부에 “아베 정권이 공언하고 있는 헌법 9조 개정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공공 외교를 펼쳐야 한다”며 “일본 정부와의 군사협력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동아시아에 평화 공존 협력 체제를 형성하는 데 앞장서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정치권에도 “정파적 이해득실을 따지지 말고 초당적으로 협력하라”고 요구했고 한일 양국 시민들에게는 “국경을 넘어 연대하고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손을 잡자”고 제안했다. 

연대회의는 ‘8·15 한일 시민사회 공동행동’을 제안하며 “일본에서도 공존 미래를 위한 시민의 촛불이 따로 또 함께 밝혀지기 희망하며 일본 동료 시민들에게도 공동행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에서 열린 ‘아베 내각의 경제보복 의미와 우리의 대응에 대한 긴급토론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 하나 채택하지 못했다. 통탄스럽다”며 “국가 위기 앞에서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국민 통합에 앞장서야 할 제1야당이 국익 앞에서도 당리당략만을 앞세우는 모습은 서글프기까지 하다”며 초당적 협력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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