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러시아 영공침범 시인했다→안했다” 오락가락 왜?
靑 “러시아 영공침범 시인했다→안했다” 오락가락 왜?
오전 러시아 무관 “유감표명” 발언 소개→ 오후 “계획대로 비행, 한국이 위협” 브리핑 혼선 비판 쏟아져

러시아가 독도영공 침범을 시인했는지를 두고 청와대 브리핑이 혼선을 빚었다. 청와대는 24일 오전엔 러시아 무관이 영공침범 시인과 유감표명했다고 알렸으나 오후엔 러시아 공식 전문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바꿨다.

러시아 정부가 번복했는지와 그 배경도 문제지만 정확히 전달할 청와대도 브리핑에 혼선을 일으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4일 저녁 브리핑에서 러시아 전문을 소개했다. 윤 수석은 러시아가 지난 23일 발생한 러시아 항공 소속 2대의 전략폭격기와 조기경보통제기가 계획된 비행을 수행했다며 한국 F16 전투기 2대가 러시아 공군기 2대의 접근을 위협하고 안전을 방해하는 등 비전문적 비행을 했다고 보내왔다고 밝혔다. 윤 수석에 따르면 러시아는 한국 조종사가 러시아 조종사와 교신에 나서지 않았고 경고비행을 하지도 않았고, 한국의 F16 전투기가 플레어(섬광탄) 2발을 발사한 뒤 자국영해로 멀어져 갔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객관적 영공 감시 데이터에 따르면 자국 공군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고 독도에서 25km 떨어진 상공에서 계획된 항로대로 비행했고, 이번 훈련에서 러 공군기는 엄격히 국제법 규정대로 비행했다고 했다. 심지어 러시아는 한국 공군에 유사한 비행이 반복되면 대응할 수 있다는 내용을 보내왔다.

이에 우리는 조종사의 교신 음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윤 수석은 “우리 군이 플레어 발사 사진도 갖고 있고, 레이더 영상도 확보하고 있다”며 “경고사격 통제 음성도 확보하고 있고, 이 음성은 ‘뭘 하겠다, 끝났다’라는 내용이 녹음돼 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비상 주파수 교신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비상주파수 교신이란 양국 공군기가 서로 다른 주파수를 사용하다 비상상황이 발생시 같은 주파수로 통일해, 서로 위험을 피하려는 통신이다. 교신내용은 우리 쪽이 러시아에 ‘나가라’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겼고, 이에 러시아 측 답이 없었다는 거다.

윤 수석은 “우리는 자료를 열람시켜주고, 영공 침범을 입증시켜 주겠으니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수석은 이날 오전 11시30분 브리핑에선 러시아 차석 무관이 러시아 군용기의 우리 영공 침범에 유감을 표명하는 등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오전 브리핑에서 러시아 차석 무관과 국방부 정책기획관 대화를 들어 러시아가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윤 수석은 러시아가 즉각 진상조사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며 사고 원인과 관련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러시아 무관은 ‘비행은 사전에 계획된 것이었다’, ‘중국과 연합 비행훈련이었다’, ‘최초 계획된 경로대로 였다면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 ‘러시아 당국은 국제법은 물론, 한국 국내법도 존중한다’, ‘의도를 갖고 침범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 정부는 이 사안과 관계 없이 한국과 관계가 발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오전 브리핑을 듣고 많은 언론이 러시아의 유감 표명을 크게 보도했으나 결과적으로 러시아 공식 입장과 다른 보도를 한 셈이다.

이 때문에 이날 저녁 브리핑에서 기자들은 많은 의문을 쏟아냈다.

▲러시아 TU-95 폭격기 자료사진. ⓒ연합뉴스
▲러시아 TU-95 폭격기 자료사진. ⓒ연합뉴스

러시아 전문을 언제 접수받았느냐는 질의에 윤 수석은 “방금 받고 바로 왔다”고 했다. 윤 수석은 “러시아 무관의 얘기가 있었고, 러시아 전문이 있었다”며 “내용이 달라졌다”고 해명했다.

이미 전날(23일) 러시아 국방부장관이 우리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는 성명을 발표한 것에 윤 수석은 “그건 공식 입장이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했다. 

러시아 공식입장이 23일과 24일이 달라진 것이냐는 질의에 윤 수석은 “그렇다”고 답했다. 러시아가 왜 입장이 바뀌었는지에 윤 수석은 “공식적으로 밝힐 내용은 아니다”라고 했다.

브리핑 혼선을 지적하자 윤 수석은 “러시아 무관이 한 얘기는 오전 얘기 그대로”라며 “그런데 전문에는 ‘객관적 영공감시 데이터에 따르면’ 이라고 밝혔는데, 영공감시 데이터를 확보 분석했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윤 수석은 오전에 말씀드린대로 “러시아 무관이 이런 얘기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주한 러시아 대사관 무관들이 지난 23일 오후 국방부로 초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주한 러시아 대사관 무관들이 지난 23일 오후 국방부로 초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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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7-24 21:00:01
결과적으로 러시아가 말 바꾼 거 아닌가. 자료나 증거를 보여줘야 할 듯. 그리고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일어날 수 있으니, 증거확보를 위한 장치를 더 많이 설치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