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모델을 성인 모델처럼 연출한 배스킨라빈스 광고를 내보낸 방송사가 제재를 받을 전망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는 24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Mnet·tvN 등 CJENM 계열 7개 채널의 ‘배스킨라빈스 핑크스타’ 광고를 심의한 결과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의견진술’은 사업자가 직접 출석해 보도 경위를 묻는 절차로 중징계 가능성이 높다.

▲ 배스킨라빈스코리아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새 아이스크림 출시 광고. 사진=배스킨라빈스 홈페이지
▲ 배스킨라빈스코리아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새 아이스크림 출시 광고. 사진=배스킨라빈스 홈페이지
▲ 지난달 28일 공개했다가 하루만에 삭제한 배스킨라빈스 새 아이스크림 광고.
▲ 지난달 28일 공개했다가 하루만에 삭제한 배스킨라빈스 새 아이스크림 광고.

방통심의위는 해당 광고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부적절한 표현이 있고 식품 광고할 때 업소명을 드러내야 하는 원칙을 위반했기에 이를 거르지 못한 방송사에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앞서 배스킨라빈스는 지난달 28일 ‘핑크스타’ 광고를 유튜브 등에 공개했다. 광고 속 11살 어린이 출연자는 분홍색 립스틱과 블러셔 등 화장을 하고 민소매 원피스를 입었다. 이어 스푼을 무는 장면, 긴 머리카락이 날리는 장면, 아이스크림을 입술 근처에 묻히고 입술을 클로즈업하는 장면 등을 내보냈다.

광고 공개 직후부터 소아성애, 성상품화 등을 강조하는 연출 기법을 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배스킨라빈스는 하루 만인 지난달 29일 영상을 삭제했고 관련 TV광고도 중단했다.

심의위원 4인(정부·여당 추천 허미숙 소위원장·심영섭 위원,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 자유한국당 추천 전광삼 상임위원)은 모두 의견진술에 동의했다.
 
심영섭 위원은 “포르노그래피적인 연출기법을 이용했다. 유럽연합은 어린이 (광고 출연시) 보호 규정을 강화했다. 어린이 광고에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배스킨라빈스가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게 광고하지 않는다. 분명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허미숙 위원장은 “11살 어린이를 화장품을 통해 여인으로 만들었다. 스푼 컬러 등을 분홍색으로 사용해 전반적으로 성적 느낌, 성적 끌림을 갖도록 만들었다. 어린이 성상품화”라며 “이번 심의에서 많은 기준과 판단이 나올 것 같다. 의견진술 과정에서 어린이·청소년 품성과 정서, 가치관을 해칠 수 있는 내용을 두고 심의에서 의결되는 과정이 의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문기구인 방통심의위 방송자문특별위원회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성인여성들을 성적 대상화 할 때 전형적으로 사용되는 소재 또는 연출기법을 사용해 광고의 전반적 분위기가 선정적이었다”며 “특히 벌린 입술을 클로즈업하는 장면 등에서 어린이를 성적 대상화해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성이 다분히 의심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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