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연대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24일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 참사’ 책임자 명단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현 무소속 의원), 길환영 전 KBS 사장(현 자유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안광한 전 MBC 사장을 보도참사 책임자로 꼽았다.
 
이 전 수석은 2014년 4월21일과 31일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뉴스 편집에서 빼 달라’, ‘다시 녹음해서 만들어 달라’, ‘하필이면 (대통령이) 오늘 KBS를 봤으니, 내용을 바꿔 달라’ ‘지금 이 시점에 해경하고 정부를 두들겨 패는 것이 맞느냐’ 등 보도 개입 발언을 쏟았다.

이 전 수석은 방송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았다. 길 전 사장도 KBS 세월호 보도 개입 논란으로 노조 파업을 자초한 인물로 2014년 6월 사장에서 해임됐다.  

4·16연대는 안 전 사장이 세월호 참사 당일 MBC의 전원 구조 오보에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이들은 “현장 취재 기자가 ‘전원 구조가 아닐 수 있다. 세월호에 더 많은 사람이 갇혀 있다’는 보고에도 (MBC는) 이를 묵살하며 계속 오보를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단체들은 이 밖에도 MBC가 정부 발표를 받아쓰기하며 현장을 왜곡하고 참사 당일 저녁 피해자와 희생자의 보험료 산정을 다뤘으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단식 농성과 활동을 보도로 방해했다고 평가했다.

▲출처=4.16연대
▲출처=4.16연대

4·16연대는 “참사 후 간접적으로나마 사과했던 타 방송사와 달리, 안광한씨는 내부 게시판에 자화자찬 글을 올리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상대로 직·간접적 가해를 한 대표적 책임자”라고 설명했다. 

안 전 사장은 세월호 참사 직후 MBC 보도에 “시청자 기대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줬고 모두들 힘든 가운데서도 온몸을 던져서 제 역할들을 해준 덕분에 우리 뉴스가 다시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세월호 단체는 “언론은 세월호 참사 후 진상규명 과정에서도 박근혜 청와대와 당시 정부 여당 정치인들의 ‘교통사고’, ‘세금도둑’ 프레임에 동조해 가짜뉴스를 퍼트렸다”며 “언론은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켜 조사 활동을 방해했고 국민 여론을 왜곡·분열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국민 시선으로 진실을 말하고 보도한 언론은 칭찬할 것이고, 박근혜 권력에 부역한 반헌법적, 반민주적 언론과 언론인은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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