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노사 공동 협력 체제에 누수가 발생했다. 전국언론노조와 지상파 4사(KBS·MBC·SBS·EBS) 대표가 공정방송 보장 장치 등을 합의한 지 1년여 만에 ‘이탈’이 일어났다. SBS가 산별 협약 갱신을 위한 노사 상견례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지상파 공동 협력 체제가 흔들리게 됐다.

지난 2일 언론노조는 오는 26일에 열릴 2019년도 지상파 방송 산별 교섭 상견례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SBS 사측은 15일 불참 및 협약 탈퇴 입장을 구두 통보했다. 이에 반해 KBS·MBC·EBS 등 공영방송 3사 대표들은 상견례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국언론노조가 박정훈 SBS 사장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 SBS 측은 고발인과 피고발인이 마주앉는 상황이 불편하다는 사유도 언론노조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SBS본부는 SBS 대주주 태영건설의 윤석민 회장이 SBS를 동원해 개인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며 윤 회장과 박 사장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 지난해 6월12일 지상파-언론노조 산별교섭 상견례 모습. ⓒ언론노조
▲ 지난해 6월12일 지상파-언론노조 산별교섭 상견례 모습. ⓒ언론노조

지난해 9월 언론노조와 지상파 4사의 산별 협약은 공정방송이 방송사 구성원의 핵심 노동 조건임을 명문화하고, 노사가 제작 환경 개선에 한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성과가 적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지역·중소방송, 신문·뉴스통신, 출판 등 다양한 미디어 업종으로 공동 교섭과 산별 협약을 확대할 발판으로 평가됐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23일 노보에서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는 지상파 방송 위기 타개를 위해 각 사별 이해를 조금씩 양보하고 공동 전선을 구축해 지상파에 대한 차별적 규제 해소와 제작 환경 개선 등에 현명한 해법을 모색해도 모자를 판에 방송협회 회장사인 SBS 사장이 개인감정을 앞세웠다”며 “지상파 방송의 위기 대응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SBS 고립을 심화시키는 어처구니없는 경영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번 산별 협약 불참에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SBS 측은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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