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최근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관련 뉴스를 보도하며 자유한국당 로고를 노출해 논란이 된 점에 야당 추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도 강하게 비판했다.

KBS는 지난 18일 저녁 방송된 ‘뉴스9’ “일 제품목록 공유...대체품 정보 제공까지” 리포트에서 누리꾼들이 주도하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소개하면서 ‘안 사요’ ‘안 뽑아요’ ‘안 봐요’ 등 문구에 일장기, 자유한국당, 조선일보 로고가 그려진 이미지를 내보냈다. 

해당 KBS 리포트가 나간 후 한국당 등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자 KBS는 19일 관련 리포트를 홈페이지, 포털, 유튜브 등에서 삭제하고 이날 저녁 뉴스에서 사과 방송을 했다. 

KBS는 “18일 9시 뉴스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소식을 전하면서 자유한국당의 로고가 노출됐다”며 “이는 인터넷과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영상 파일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해당 영상에 포함된 자유한국당의 로고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 지난 18일 KBS ‘뉴스9’ “일 제품목록 공유...대체품 정보 제공까지” 리포트. 현재 이 리포트는 삭제된 상태다.
▲ 지난 18일 KBS ‘뉴스9’ “일 제품목록 공유...대체품 정보 제공까지” 리포트. 현재 이 리포트는 삭제된 상태다.

아이뉴스24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추천의 김석진 방통위 부위원장은 2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KBS가 다음날 9시 뉴스에서 사과 방송을 했으나 (책임자) 징계 등 문책은 내리지 않고 있다”며 “사과 역시 진정한 사과 의사가 있는지 의심하게 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부위원장은 “KBS 경영 위기의 본질은 편파적인 방송으로 시청자들이 등을 돌리기 때문인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비판이나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는 막무가내식 교만을 부리고 있어 공영방송인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아이뉴스24에 따르면 바른미래당 추천의 표철수 상임위원도 “KBS가 가장 중요시하는 9시 뉴스에서 말도 안 되는, 상식으로도 납득이 안 되는 방송을 했다”며 “이것은 KBS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KBS 자체적으로 이 시스템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고, 방통위도 KBS의 잘못들이 어떻게 개선되는지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효성 위원장과 여권 추천 상임위원들은 피해 당사자가 KBS에 문제제기나 시정요청을 할 수 있고, 이번 논란으로 공영방송의 신뢰성이 떨어진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보도 프로그램에 방통위가 개입하는 것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이뉴스24에 따르면 이효성 위원장은 “방통위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서 존립하는 것이지 개입을 위해 있는 것은 아니어서 명백히 방송 내용이나 편성을 얘기할 권리는 없다”면서 “KBS 보도에 해당 당사자가 KBS에 문제제기나 시정요청을 할 수 있고, 그 과정이 어렵다면 언론중재위원회나 방통심의위에 심의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뉴스24에 따르면 허욱 상임위원은 “KBS의 보도는 정확성과 객관성 측면에서 공영방송의 신뢰를 떨어뜨려 유감이지만 방송 내용 심의는 방통심의위에서 독립적으로 심의하고 있어 내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대신 “KBS 이사회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PD나 기자들이 자발적으로 (시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방통위 회의에선 지난해 3~4분기(7~12월)에 재난방송을 내보내지 않은 경기방송에 7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제40조제2항에 따라 방송사에 재난방송을 실시하도록 요청할 수 있으며, 방송사는 정부가 요청한 재난방송에 대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방송해야 한다.

방통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2018년 3∼4분기에 지상파·종편PP·보도PP 등 68개 방송사업자의 재난방송 실시 현황을 확인한 결과 미실시 건이 확인됐다”며 “사업자 소명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미실시로 확인된 경기방송(위반사항 1건)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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