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에서 여성을 불법 촬영한 혐의의 김성준 전 SBS 논설위원이 징계 없이 퇴사하자 SBS노조가 비판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위원이 여성 신체를 몰래 촬영하다 입건됐다는 소식은 지난 8일 오전 보도로 알려졌고 회사는 이날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본부장 윤창현)는 23일 노보에서 “오랜 시간 SBS 대표 얼굴로 SBS의 사회적 신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던 인사의 예상치 못한 추문에 사측은 사표를 수리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등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이 과정에서 어느 방송사보다 사내외 성폭력 문제에 강력 처벌 규정을 만들고 양성 평등 문화 조성에 힘써왔던 노력이 징계 없는 사표 수리로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며 회사 조치를 비판했다.

▲ 김성준 전 SBS 논설위원. 사진=SBS
▲ 김성준 전 SBS 논설위원. 사진=SBS

무징계 사표 수리 소식에 언론·시민단체들은 “SBS 메인뉴스 앵커, 보도본부장을 역임하고 최근까지 자기 이름을 건 시사 프로그램 진행과 논설위원을 맡을 정도의 인물이 문제를 일으키자 바로 선긋기를 하고 퇴사를 공식화하는 건 말 그대로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노보에서 “김 전 앵커에 대한 무징계 사표 수리로 인해 성폭력 내규에 의한 관련자 처벌의 형평성이 흔들리고 관련 내규 제정의 근본 취지가 무너졌다는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책”이라고 자성했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향후 발생할지 모를 사내외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예외 없는 성폭력 내규 적용과 이를 통한 조직 문화 혁신, 성평등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사측에 발송했다”며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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