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CNBC의 시사프로그램 ‘용감한 토크쇼 직설’을 진행하는 원일희 앵커가 방송에서 하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원 앵커는 클로징 멘트에서 일본의 보복 조치에 대한 정부 대응에 회의적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면서 비판을 받았다.

원 앵커는 19일 방송에서 “오늘 제가 직설의 마이크를 내려놓는다”고 하차를 알렸다.

원 앵커는 자신의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일본의 경제보복, 잘못됐고 철회돼야 한다, 그러나 대응은 외교 협상이어야 한다. 문맥, 취지, 의도, 명확했음에도 의병 비하했다, 친일파다, 익명의 청와대 고위관계자 멘트까지 동원된 친일 공세는 집요했고, 어둠속 칼날과 손은 보이질 않았다. 다르면 너 빨갱이구나, 프레임 씌우던 시절처럼 다르면 넌 친일파다, 언론에 씌운 굴레이다”라고 반박했다.

원 앵커는 “전 빨갱이도 아니고 친일파는 더더군나 아니다. 아베가 잘못이다 수없이 주장했고 개인적으로는 일본제품 안사고 일본차 안 산다. 전 좌우, 여야, 정파를 빼고, 오로지 국익과 국민에 도움될 현실적 해법이 뭔가, 균형에 집착하고 고민했던 대한민국 기자일 뿐”이라며 “국민은 불매운동 의병정신으로 뭉쳐도 정부 국회 언론은 냉정하게 외교해법 찾자, 그게 국익이다. 감정으로 될 일 아니다. 다시 해보래도 또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차 의사를 밝히면서도 자신의 발언이 잘못 이해됐다면서 적극 해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 원일희 SBS CNBC 앵커(SBS 논설위원실 부국장)가 15일 오후 방송된 '용감한 토크쇼 직설'에서 클로징멘트를 하고 있다. 사진=SBS CNBC 영상 갈무리
▲ 원일희 SBS CNBC 앵커(SBS 논설위원실 부국장)가 15일 오후 방송된 '용감한 토크쇼 직설'에서 클로징멘트를 하고 있다. 사진=SBS CNBC 영상 갈무리

원 앵커는 지난 15일 방송에서 “1910년 국채보상운동, 1997년 IMF 금 모으기 운동 기억하자, 이순신 장군은 단 12척의 배로 나라를 구했다, 의병 일으킬 사안이다, 동학 농민운동 때 ‘죽창가’ 불렀다. 대통령, 민정수석, 안보차장, 여당의원, 같은 맥락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의병으로 해결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백년 전 구한말을 복기하며 당시 해법 운운하는 것도 이해가 안되지만, 그때 그 방법으로 나라를 구하긴 했습니까”라고 말했다.

원 앵커는 “오판에 또 오판, 지는 싸움에 끌려 들어가 나라 어떻게 됐습니까”라며 “아베, 저도 밉지만 반일감정 자극, 해법 아니라는 생각 바뀌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원 앵커의 발언은 반일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외교적 대응에 주력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지만 ‘의병전쟁’을 폄훼하고 패배주의적 역사관을 바탕으로 내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방송의 논리대로라면 일본이 어떤 무리한 요구를 해오더라도 다 들어줘야 한다는 얘기”라며 원 앵커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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