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근무제 법안처리 환노위 앞에서 ‘일단 정지’
유연근무제 법안처리 환노위 앞에서 ‘일단 정지’
한국당, ‘국방부장관 해임안 위한 일정협의’ 주장해 소위 파행
정의당·노동계 “유연근무제 확대는 ‘과로사 천국’ 만드는 것”

유연근무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가 18일 파행됐다. 자유한국당은 정경두 국방부장관 해임건의안을 위한 국회 본회의 일정 협의가 우선이라며 논의를 거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고용노동소위와 해당 건을 연관짓지 말라고 항의했다. 유연근무제 확대 방안 자체가 ‘개악(改惡)’이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고용노동소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2시간가량 IT업계 노사 관계자들을 불러 비공개로 유연근무제 확대 관련 의견을 청취했다. 노사 관계자로는 정문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정책본부장, 김영완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 김상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IT사무서비스연맹 부장,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예정됐던 소위 법안 처리는 이뤄지지 못했다.

의견청취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한국당 소속 임이자 소위원장은 “여당에서 18, 19일 양이틀 본회의 일정을 안 받아주는 게 정경두 국방부장관(해임건의안) 때문인 것 같은데 빨리 의사 일정을 합의해주면 된다”며 “원칙적으로는 오늘이라도 (법안 처리를) 할 마음도 갖고 있었는데 본회의 자체를 여당이 ‘보이콧’하고 있지 않느냐. 이런 여당이 어디에 있나”라고 주장했다.

▲ 임이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 임이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장(가운데)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신창현 민주당 의원은 “본회의 여는 문제는 원내대표들 결정 사항이고 우리 상임위원회에서 할 일은 그대로 하는 게 좋지 않나. 마저 논의하고 본회의 결정되면 법안 의결하면 되지. 왜 본회의 핑계로 소위 자체를 거부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신 의원은 회의장을 나선 뒤에도 “노동소위에서 정경두 장관 해임이 무슨 문젠가. 일하러 왔나, 싸우러 왔나”라고 항의했다.

여야 의원들은 회의장이 위치한 국회 본관 6층을 빠져나갈 때까지 언쟁을 이어갔다. 임 소위원장은 거듭 “해임건의안을 여당이 보이콧하고 있다. 여당이 이걸 먼저 풀면 된다”고 주장한 반면, 신 의원은 “한국당은 (보이콧으로) 84일간 (국회 일정) 빼먹은 게 국민들에게 미안하지 않느냐”고 목소리 높였다. 이에 임 소위원장은 “본회의부터 열라”며 언성을 높인 뒤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이날 노동소위 파행으로 유연근무제 관련 법안의 상임위 통과 및 19일 본회의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앞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에 따라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3개월을 6개월로 연장하자는 입장인 가운데, 한국당은 이에 더해 선택근로제까지 ‘패키지’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비슷한 시각 국회 기자회견장에선 탄력근로제든 선택근로제든 유연근무제 확대가 근본적으로 “과로사 천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란 비판이 나왔다.

▲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가 파행된 뒤 소위 위원들이 떠난 회의실이 빈자리로 남아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가 파행된 뒤 소위 위원들이 떠난 회의실이 빈자리로 남아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환노위 소속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알바노조, 전국여성노동조합, 참여연대, 청년유니온, 한국비정규노동센터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2월 경사노위가 합의한 탄력근로제 개정만 해도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면서, 근로시간을 1일 단위에서 1주 단위로 운용해, 사실상 근로시간 운용권한을 거의 사용자에게 백지위임한 내용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정미 의원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도 확대하고, 일부 업종에 한해 실시하는 재량근로제도 모든 업종에서 전면 허용하고, 2022년 12월31일까지 30인 미만 사업장에 한해 실시하기로 한 특별연장근로도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해서 실시해야 경사노위 탄력근로제 개악안을 통과시켜 주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탄력근로제만 해도 1주 연장근로포함 64시간이라는 가이드라인이 있다. 그런데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한달 정산기간 중 총 근로시간으로 법정근로시간을 지키면 상관 없는 제도다. 1주에 100시간을 일해도 문제가 없다”며 “그 산정기간을 한국당 주장대로 6달, 1년으로 늘리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 일어나겠나. 2주 동안 150시간 일하고 1주 쉬고, 다시 2주 동안 150시간 일하고 1주 쉬고. 그렇게 1년을 일해도 불법이 아니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정미 의원은 민주당과 한국당의 논의를 가리켜 “야만으로 노동자들을 몰아넣는 것이다. 악명 높은 IT 업계 ‘크런치 모드(Crunch Mode·마감을 맞추기 위한 야근·특근 반복)’는 완전히 합법화 되고, 20~30대의 과로사는 더 빈번해 질 것이다. 이런 야만적인 근로시간 제도를 운용하지 않으면 생산성이 오르지 않는다면서 기업 해바라기 노릇만 하고 있는 보수정당은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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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7-18 17:52:11
일단 합의와 양보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최저임금에서 양보했으니, 자본가나 경영자들은 유연근무제와 선택 근무제에 대해 양보해야 한다. 양쪽이 극한 대립으로 간다면, 피해는 모두 노동 취약계층이 본다는 걸 명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