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 81% 일해도 불방‧결방되면 돈 못 받아
방송작가 81% 일해도 불방‧결방되면 돈 못 받아
2019년 방송작가 노동 실태조사… 기획료, 불방‧결방시 임금 미지급 사례 조사결과 발표

방송작가 10명 중 8명이 방송을 위한 모든 업무를 마쳤어도 방송이 불방되거나 결방시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외에도 정규 방송이 되기 전 파일럿 프로그램이나 시범제작 등을 뜻하는 ‘기획’ 단계에서 기획료를 받았다는 작가도 절반에 못미쳤다. 방송작가들이 일을 했음에도 임금은 받지 못하는 ‘유노동 무임금’ 실태가 드러난 것.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 지부장 이미지)가 6월17일부터 7월5일까지 방송작가노조가 조합원과 비조합원, 전국 방송작가 452명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2019년 방송작가 유노동 무임금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대상에서 기획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비교적 불방‧결방시 임금을 보전 받는 신입작가는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1일 노동절에 발표한 ‘2019년 방송작가 노동 실태조사’에 이어 방송계의 대표적인 유노동 무임금 사례인 기획료, 불방‧결방 시 임금 미지급 실태를 집계한 결과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방송을 위한 모든 업무를 마쳤어도 방송사의 사정에 의해 불방‧결방시 임금을 아예 못 받은 경우는 80.8%에 달했다. 임금을 받았다는 답변은 설문에 참여한 452명 중에서 40명(8.8%)에 불과했다. 불방‧결방 임금을 받은 경우에도 100% 지급받은 작가는 37.7%에 그쳤고, 절반만 받은 경우가 14.5%, 절반도 받지 못한 경우가 18.8%로 나왔다. 

▲출처=방송작가유니온.
▲출처=방송작가유니온.

문제는 불방‧결방료를 받은 경우 가장 많은 수의 방송 작가가 ‘담당 PD의 선의(27명/39.1%)’에 의해 임금을 지급받았다고 답한 것이다. 방송작가지부는 “이는 ‘선의’가 규정보다 앞서는 대단히 비논리적인 결과”라고 비판했다. 

불방‧결방시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단계인 ‘기획’에서도 기획료를 받았다는 작가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46.5%였다. 일을 했음에도 받지 못했다고 답한 작가도 무려 170명(37.6%)에 달했다. 기획료란 방송사에서 정규 프로그램이 편성되기 전에 시청자 반응을 보기 위해 시범적으로 제작하는 파일럿 프로그램, 시즌제 프로그램, 신설 프로그램, 다큐·특집 프로그램의 시범 제작에 참여하는 작가에게 지급하는 임금을 말한다. 

▲출처=방송작가 유니온.
▲출처=방송작가 유니온.

또한 기획료를 기존 방송 원고료보다 적게 책정되는 관행으로 인해 임금의 50%를 받았다는 답변도 120명(46%)으로 나왔다. 기획료를 70% 정도만 받았다는 답변도 43명(16.5%)있었다. 업무 강도는 평상시 프로그램을 제작했을 때와 똑같은 100%라는 응답은 절반에 가까운 45.6%로 가장 많았고, 70% 정도라는 응답이 26%로 뒤를 이었다. 기획을 위해 일은 비슷하게 하지만 방송 원고료는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다. 

기획료, 불방‧결방시 임금 미지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많은 방송 작가들이 (개별 방송 작가나 PD가 아닌), 방송사와 제작사, 그리고 정부 기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었다. 방송사와 제작사가 방송 작가들과의 상호 협의를 통해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70.4%)이었고, 방송 작가 집필 표준 계약서 등에 기획료와 불방/결방 시 임금 지급 조항 등을 담아야 한다(60%)는 의견도 나왔다. 이어 정부 기관 및 유관 부처의 실태 조사와 법제도 마련(43.4%), 기획료, 불방시 임금 미지급 관련 신고처 운영(27.2%) 등의 순이었다.

방송작가유니온은 “일을 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하는 말도 안 되는 악습을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며 “사회의 부조리를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방송사들이 오히려 이를 재생산하고 '관행'이라 치장하는 비극을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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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7-17 18:12:25
방송산업 전체가 산별노조 형태로 대응할 수 있으면, 이런 차별을 확 줄어들건대 아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