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로 불리는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핵심이 단순히 일자리 창출 숫자가 아니라 사회적 대화를 통한 ‘혁신과 연대’인데, 보여주기식 사회적 대화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참여연대가 지난 1월말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식 이후 6개월간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가능성 - 쟁점과 과제’ 토론회를 열었다.

▲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가 17일 오전 11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가능성 - 쟁점과 과제 토론회를 열어 지난 1월 대통령까지 참석해 맺은 협약식 이후 6개월이 지난 지금 광주혐 일자리 모델의 추진 과정을 점검했다. 사진=이정호 기자
▲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가 17일 오전 11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가능성 - 쟁점과 과제 토론회를 열어 지난 1월 대통령까지 참석해 맺은 협약식 이후 6개월이 지난 지금 광주혐 일자리 모델의 추진 과정을 점검했다. 사진=이정호 기자

이날 토론회에 나온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광주형 일자리에서 상생형 지역 일자리로’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광주형 일자리는 반드시 혁신이 살고 연대가 숨쉬어야 한다”며 “연대와 혁신을 누가 집어넣고 어떻게 계속 진화하도록 할지가 핵심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명준 위원은 “그동안 한국에서 유연화는 배제와 차별화에 기반한 수량적 유연성에 치중했는데, 이젠 연대·포용을 담은 유연적 혁신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오른쪽)이 토론회에서 첫 발제하고 있다. 사진=이정호 기자
▲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오른쪽)이 토론회에서 첫 발제하고 있다. 사진=이정호 기자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용석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은 “광주형 일자리 모델은 추진과정에 대화의 주체를 노조가 아니라 정부 정책 동원형 모델에 불과했던 기존 노사민정 대화기구에 의존해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4년 광주형 일자리 초기 준비 때 광주지역 민주노총 조합원은 3만4143명이었고 한국노총 조합원은 1만 7187명으로 민주노총이 월등히 많았다. 이미 광주엔 자동차산업에 종사하는 기아차 광주공장에 민주노총 노조가 들어서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다. 그런데도 광주시는 한국노총 광주본부와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사업을 추진했다.

▲ 박용석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이 두번째 발제에 나섰다. 사진=이정호 기자
▲ 박용석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이 두번째 발제에 나섰다. 사진=이정호 기자

박용석 원장은 “차종 선정도 문제다. SUV 경차를 연간 7만대씩 생산하겠다는데 필연적으로 공급과잉을 낳을 수밖에 없다. 전세계적으로 내연기관차는 감소세가 자명한데 이런 모델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박 원장은 “100% 하청공장인 동희오토 모델이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며 “광주형 모델에서 초기업단위 교섭구조 논의가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임금 하향평균화에 집착하는 점도 아쉽다”고 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광주형 모델에 “담대한 도전이 시작됐다”고 긍정 평가하면서도 “지속가능하지 않지만 권장할 만한 모델이다. 이를 지속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에 참여해온 박용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32개 기관이 신설법인에 투자를 결정했고 이달 안에 첫 이사회를 연다”며 “1월말 협약식 이후 광주형 모델은 계속 진행중”이라고 했다.

채준호 전북대 교수는 “광주형 일자리 모델 이후 나온 지역상생형 일자리는 너무 성급하게 추진되고 있다. 구미형 군산형 같은 9개 지역모델 모두 구멍이 많은 상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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