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 서거 1주기 추모주간을 맞아 진보·보수를 막론한 여야 싱크탱크와 노회찬재단이 함께 추모학술토론회 ‘노회찬과 한국정치: 현실진단과 미래비전’을 개최했다.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모인 정치인과 정당 정책연구기관 관계자들은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라는 고인의 꿈이 실현되도록 여야가 함께 나아가겠다는 다짐을 되새겼다.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 김세연 원장은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를 노회찬 의원이 꿈꿨다’는 명제에 뜻을 달리하는 국민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제가 보수정당에 몸 담고 있지만 평등 없는 자유가, 자유 없는 평등이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본다면 평등과 자유라는 가치가 함께 어우러질 때 정치권에서도 진보와 보수가 같이 손을 맞잡고 국민들을 위해 일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정치환경이 너무나 각박하고 대립적 구도에 빠진 모습이 국민들께 송구스럽다. 노회찬 의원의 꿈이 잘 실현되는 과정에서 정치권이 성숙되고 우리나라 발전하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바른미래연구원 홍경준 원장은 고인을 생각하면 ‘나를 잊지마세요’가 꽃말인 물망초가 떠오른다며 “노 의원의 보라색 꽃은 평등과 공정의 가치였을 거다. 그가 보여준 연대와 우정이 서로 다른 생각으로 다투는 우리를 잠시나마 한 자리에 모이게 했고 함께 꿈꾸는 자리를 마련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협치와 합의제 민주주의를 제도화하고 촛불민심 따르자는 게 선거제 개혁이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노회찬의 이름으로 민심을 그대로 반영하는 정치를 위해 하나되겠다”고 밝혔다. 

▲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여야 5당 싱크탱크와 노회찬 재단이 공동주최한 고 노회찬 의원 서거 1주기 추모학술토론회 '노회찬과 한국정치: 현실 진단과 미래 비전'이 진행됐다. 사진=노지민 기자
▲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여야 5당 싱크탱크와 노회찬 재단이 공동주최한 고 노회찬 의원 서거 1주기 추모학술토론회 '노회찬과 한국정치: 현실 진단과 미래 비전'이 진행됐다. 사진=노지민 기자

정의당 정의정책연구소 김정진 소장은 “현대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대의·대변되지 않는 소외된 국민의 존재일 것이다. 그런 목소리를 정치체제에 반영하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했던 분이 노회찬 의원이라 생각한다. 촌철살인 입담도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당 대표들 중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직접 참석했다. 손학규 대표는 “근래 돌아가신 김근태 의원, 제정구 의원, 노회찬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 같은 분들에 대한 추모의 마음이 국민들에게 아주 크게 깊게 깔려있다. 삶이 진실되고 한 길을 걸어, 이 사회의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서 자기를 바쳐온 삶, 그중에서도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실천이 아닌가 싶다”며 “노 의원은 돌아가셨지만 새로운 희망의 빛을 주셨다”고 말했다.

심상정 대표는 “노회찬 전 대표는 많은 분들이 평가하듯 ‘꿈꾸는 현실주의자’”라고 전한 뒤 “정의당이 서 있는 곳은 노회찬 대표님이 서 있던 ‘6411번 버스’다. 수많은 이름 없는 보통 시민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 장애인, 여성, 청년 등 6411번 버스를 타면 늘 만날 수 있는 분들과 두 손 꼭 잡고, 차별없는 세상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향해 힘차게 걸어가자는 것이 노회찬의 노선이고 정의당의 노선이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진보집권의 길을 힘차게 열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돈문 노회찬재단 이사장은 이날 “1주기를 맞이하면서 여러 기억들을 정리했다. 노회찬이 멈춘 곳에서 노회찬재단이 출범했다. 그가 지녔던 꿈은 노 의원 개인의 꿈이 아니라 노회찬을 사랑한 모든 분들의 꿈일 거다. 그 꿈이 현실로 될때까지 노회찬재단은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인사말과 축사 뒤에는 손호철 서강대 명예교수(정의정책연구소 이사장) 기조발제와 서복경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 발표에 이어 박상훈 (사)정치발전소 학교장, 박주민 민주당 의원, 여영국 정의당 의원,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여구원 사회정책센터장 토론이 이어졌다.

검정색 양복 재킷 안에 이탈리아 사상가 ‘안토니오 그람시’의 이름이 새겨진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온 손호철 교수는 이날 “하늘나라에서도 소수파들 권익을 위해 또 마이크 잡고 싸우고 있지는 않은가. 머지않아 나도 올라갈 테니 함께 마시던 폭탄주 말아 실컷 마셔봅시다. 세월이 수상하기는 하지만 노 의원이 꿈꾸던 선거개혁과 원내교섭단체를 선물로 가지고 올라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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