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부국장급 간부가 신입사원들을 불러 놓고 진행한 기수 대면식 자리에서 얼차려를 주고 폭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내부에서 우려가 나왔다.

MBN 부장·부국장급 간부 3인은 지난달 27일 오후 7시쯤 회사 근처 식당에서 지난해 입사한 신입 기자 8명과 PD 1명을 데리고 기수 대면식을 진행했다.

▲ MBN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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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 중 1인은 일찍 자리를 떠났고, 2명이 회식 자리를 주도했다. 이 가운데 정아무개 MBN 부국장은 회식 시작 2시간 후 갑자기 욕설하며 신입사원들에게 화를 냈다.

정 부국장은 “너희가 접대 받는 자리냐? 고기나 술을 부장이 다 시켜야 하고, 이런 기수가 다 있냐. 간사 누구냐. XX. 야 XX. 이 따위로 행동해?”라고 신입사원들을 다그쳤다. 

옆에 있던 은아무개 MBN 부장은 “너네는 언제 의전 배우니. 아주 중요한 거야. 최강 부하가 되는 방법을 공부해라”라고 말했다.

폭언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차로 간 노래방에서 정 부국장은 노래방 선곡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노래방 기계를 꺼버렸다. 정 부국장은 “내가 50대인데 취향에 맞는 노래를 불러야 내가 좋아할 거 아니야. 안 그래?”라며 신입사원들을 줄 세워 놓고 다시 큰소리로 다그쳤다.

이후 보도국 전체에 회식 후문이 돌았다. 그러자 전국언론노동조합 MBN지부(지부장 나석채)는 지난 3일 오후 2시 대표실에서 정 부국장 폭언과 관련해 류호길 대표와 면담했다. 

노조는 류 대표에게 “만약 7월16일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된 이후 발생했다면 법적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정 부국장이 이 사안을 언급하며 26기 기자, PD들에게 2차 가해를 줄 수도 있으니 그런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를 달라”고 당부했다.

▲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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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MBN은 정 부국장에게 징계를 내리진 않고 있다. 류호길 MBN 대표는 12일 미디어오늘 통화에서 “징계에 대한 판단은 (회사마다) 다르지만 회사는 충분히 이번 사태를 파악하고 있고 (노조 등에게) 얘기를 듣고 요청도 있고 해서 합당하게 마무리 했다”고 설명했다.

정 부국장은 12일 미디어오늘에 “신입 기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해가 있어 유감이다. 제 부덕의 소치다. 이번 기회를 빌려 젊은 기자들 눈높이에서 소통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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