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구독료 소득공제, 정작 신문사가 발목 잡는다?
신문구독료 소득공제, 정작 신문사가 발목 잡는다?
신문협회 “시행 준비 완료” 기재부·문체부에 소득공제 제안서 전달 
문체부 “신문사가 영수증 주는 대로 소득공제 해달라고 요구” 난색 

한국신문협회(회장 이병규)가 지난 1일 신문구독료 소득공제 도입을 위한 정책제안서를 기획재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했다. 신문협회는 3일자 보도자료에서 “협회 산하 판매협의회가 5월23일~29일 회원사 198개 지국(센터)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82.3%가 신문구독료 현금결제 시 현금영수증 발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하며 “신문업계 현장에선 이미 소득공제를 시행할 준비가 갖춰진 셈”이라고 주장했다. 

신문협회는 “현금영수증 발행이 어려운 지국은 국세청 홈페이지 시스템이나 신문 본사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전하며 “신문업계의 준비 부족, 구독료의 결제 투명성 시스템 미비 등 정부 당국의 주장과 달리 구독료 소득공제를 도입해 시행하더라도 무리가 없다는 주장이 객관적 자료로 입증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이어 “현금영수증 발행은 지국 매출 전액이 노출되며 신문시장 투명화와 공평과세, 세수 증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정부 측 입장과 큰 간극을 갖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도종환 전임 장관 시절부터 신문구독료 소득공제 도입은 ‘여건이 되면 해야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한 뒤 “하지만 상품이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우선 품목 분리가 필요하고, 국세청이나 금융결제원과의 정보 공유 작업도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 이 부분은 종이신문에 바코드나 ISBN(국제표준도서번호)을 넣으면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판단해 신문사 쪽에 바코드를 넣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 주요 종합일간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 주요 종합일간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문체부 관계자는 그러나 “신문사에서는 영수증을 주는 대로 소득공제를 해달라고 했다. 이 지점에서 기재부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가짜 영수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모든 상품엔 바코드가 있지만 종이신문에는 바코드가 없다. 신문사에서 영수증을 가져와도 정확히 뭘 팔았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전한 뒤 “인터넷신문의 후원형태 구독료 소득공제 부분도 실무적으로 검토할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7년 도서구입비에 대한 소득공제가 시행되면서 신문협회·신문방송편집인협회·기자협회 등 신문업계가 본격적인 소득공제 추진에 나섰다. 신문협회는 “현금영수증 발행 지국과 신문구독료 결제 전용 신용카드 단말기를 구비한 지국부터 소득공제를 우선 적용하면 결제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결제 투명성 확보방안을 제시한 만큼 소득공제 도입을 늦춰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투명성 확보방안을 비롯한 실무작업 과정에서 정부와 협회 측 간극은 여전히 커 보인다.  

신문지국장들 “소득공제, 구독률 증가 효과 못 볼 것” 

신문협회에 따르면 앞선 설문 결과 신문구독료 소득공제 제도 도입에 대해 일선 지국에선 73.2%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현장 여론은 사뭇 달랐다. 신문지국장 A씨는 “찬성여론이 부풀려져 있는 것 같다. 대부분 경리 없이 혼자서 지국을 운영하는데 소득공제 업무가 늘어나면 대처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현금영수증을 받는 것과 소득공제 업무를 진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신문협회가 현장 분위기를 모른다. 소득공제가 되어도 신문 부수가 떨어지는 대세에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신문지국장 B씨는 “소득공제가 도입되면 손해는 안 보겠지만 구독률은 기대만큼 높아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소득공제와 거리가 먼 기업제휴 형태의 부수가 많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돈이 아까워서 종이신문을 안 보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B씨는 “수금 형태가 다양해서 본사가 일괄적으로 현금영수증을 처리하는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 신문지국장 C씨는 “소득공제 도입으로 전산이 투명해지고 부실부수가 드러나면서 지대(신문대금)가 내려가게 된다면 찬성이다. 이제 부수를 속여가며 신문 파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앞서 문화체육관광부가 2017년 10월 한국언론진흥재단에 위탁해 실시한 ‘신문구독료 소득공제 도입방안’ 조사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문구독료 소득공제 제도는 △전체 근로 소득자를 대상으로 △모든 종이신문과 인터넷신문의 구독료에 대해 △연간 30만 원 한도 내에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나왔다. 이 경우 연평균 153억 7000만원 가량의 세수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추계했다. 국회에서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몇몇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으나 계류 중이다. 

신문협회의 구독료 소득공제 움직임과 관련, 한 신문업계 관계자는 “소득공제를 도입하면 돈을 내는 독자가 잡히면서 실제 부수가 드러나게 된다. 신문협회는 그간 업계의 숙원사업이기 때문에 소득공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회원사 모두가 합의한 이슈는 아닐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신문구독료로 연간 18만 원을 낸다고 했을 때 소득공제로 2~3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셈인데 이 점이 신규 구독이나 구독 유지 요인이 될지 회의적”이라고 전한 뒤 “지금 신문업계에서 구독료 소득공제는 이슈가 아니다. 발등에 떨어진 문제는 신문 유통망이다. 지국이 어려워지면서 유통망이 지역 곳곳에서 붕괴되고 있다. 배달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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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7-09 17:20:35
“모든 상품엔 바코드가 있지만 종이신문에는 바코드가 없다. 신문사에서 영수증을 가져와도 정확히 뭘 팔았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전한 뒤 “인터넷신문의 후원형태 구독료 소득공제 부분도 실무적으로 검토할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 바코드를 도입하면 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