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재단이 오는 23일 고(故) 노회찬 의원 1주기를 맞아 ‘그리운 사람 노회찬, 함께 꿈꾸는 세상’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추모행사를 진행한다. 노회찬재단 측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5일부터 28일까지 2주의 추모주간 동안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행사들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조승수 노회찬재단 사무총장은 9일 기자들과 만나 “재단 출범 7개월이 지났다. 아직도 노 의원이 우리 곁에 안 계신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재단이 1주기 행사를 여러가지 준비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시민분들이 자발적으로 제안을 해오셔서 추모행사의 각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마련됐다”며 “이번 행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우리가 노회찬을 기억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모행사는 오는 15일 추모집 ‘그리운 사람 노회찬’ 발간으로 시작된다. 노 전 의원 장례식 당시 추모사와 시민들이 노 전 의원에게 전한 포스트잇 메시지 등을 담은 추모집 발간을 위해 지난달 18일부터 7월14일까지 크라운드 펀딩이 진행되고 있다. 조승수 사무총장은 “700만원을 목표로 했는데 단 3일 만에 목표가 채우졌고 (9일) 현재 150%에 달하는 1056만원 정도를 달성했다. 5일 정도 남아 있는데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실 걸로 안다”고 전했다.

▲ 노회찬재단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5~28일 고 노회찬 의원 추모주간 행사 계획을 밝혔다. 사진=민중의소리
▲ 노회찬재단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5~28일 고 노회찬 의원 추모주간 행사 계획을 밝혔다. 사진=민중의소리

16일에는 여야 4당 싱크탱크와 재단이 공동주최하는 학술토론회 ‘노회찬과 한국정치, 현실 진단과 미래 비전’이 개최된다. 토론회는 노회찬재단·정의정책연구소·민주연구원·여의도연구원·민주평화연구원 공동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다.

손호철 서강대 명예교수(정의정책연구소 이사장) 기조발제와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 주제발표에 이어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 박주민 민주당 의원, 여영국 정의당 의원,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장 토론이 이뤄진다. 재단 측은 여야 정당에 모두 연락을 취했으며 참여 의사를 밝힌 정당들만 참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인의 사상과 가치를 이어가자는 취지로 제정된 ‘노회찬상’은 17일 수상자 발표 이후 20일 시상식이 진행된다. 20일 오후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시상식과 함께 진행되는 추모문화공연은 ‘함께 그리는 노회찬’을 주제로 약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술가, 시민들의 추모공연, 4·16합창단 공연 등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20일 노 의원이 묻힌 마석 모란공원 묘소에서는 추모제 및 묘비 제막식이 진행된다. 19일부터 23일에 걸쳐 인천·경남창원·부산·대구·강원·중국 상하이 등 각 지역에서도 각각 추모행사가 예정돼있다.

조돈문 노회찬재단 이사장은 “1주기 추모주간이 지나면 노회찬재단의 본격적인 사업들을 실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사업은 △노 의원 발언·제정 법안 등을 망라한 ‘아카이빙’ 작업 △노회찬 정치학교를 통한 교육사업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비전만들기 사업 등이다.

조 이사장은 오는 10월 시작될 정치학교 교육사업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노 의원의 촌철살인 언어들은 우연히 나온 게 아니라 오랫동안 집요하게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응시하고 문제 해결을 고민해온 성과물”이라며 “노회찬이 어떻게 사회 문제들의 대안을 모색하고 어떻게 정치 의제화를 했는지 배워야 제2, 제3, 제4의 노회찬을 만들어 그의 꿈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만들기 비전’과 관련해서는 “단순히 연구자들이 비전을 만들어서 현장 노동자들에게 던지는 게 아니라 현장 활동가들과 연구자들이 함께 모색해서 비전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꾸준히 현장 노동자들과 소통해서 만들 것”이라며 “우리가 말하는 공정성은 피지배자가 공정하다고 인정하는 상호적 공정성이다. ‘6411번 버스’를 타고, 너무 소중한 노동을 하고 있지만 제대로 평가받지도 존중받지도 못하고 소외되고 잊혀지는 분들의 관점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만들려고 한다”고 전했다.

조 이사장은 “우리가 정말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었다면 아마 이렇게 그리움에 사무치지 않았을 거다. 우리 사회는 아직 나라다운 나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에 다들 노 의원이 떠난 것을 아쉬워하고 안타까워하면서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노회찬재단은 추모하고 그리워하고 기념하고 안타까워하는 수준을 넘어서 노회찬의 꿈과 노회찬을 사랑했던 사람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실천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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