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우정노동조합(우정노조)이 8일 오후 파업을 취소한 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가 이를 두고 SNS로 “한 번도 파업하지 않은 자랑스러운 전통을 지켰다”고 평했다가 거둬들였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저녁 6시50분께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국민의 편의를 위한 우정노조의 결단에 감사드린다. 한 번도 파업하지 않은 자랑스러운 전통을 지키셨다”며 “우정노조의 충정을 국민이 기억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청와대 페이스북 계정이 이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는 우정사업본부와 대표교섭노조인 한국노총 우정노조의 파업 철회를 두고 한 말이다. 우정노조는 당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집배노조)과 함께 9일 파업을 예고했다. 끊이지 않는 집배원 과로사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정규인력 증원과 토요택배 폐지 등을 요구하면서다. 그러나 우정노조는 8일 우정사업본부와 △토요업무 위탁(특수고용) 택배원 증원 △내년 농어촌 지역부터 주5일제 시행 등을 골자로 한 중재안에 합의하면서 파업을 철회했다.

이 총리의 해당 글은 현재 내용이 수정됐다. 이 총리 계정은 기존에 올린 내용을 모두 지우고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신 노조원들께 감사드린다. 말씀드린 대로 집배원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내용을 새로 적었다.

▲이낙연 국무총리 페이스북 글 수정 전(위쪽)과 후. 이낙연 페이스북 페이지
▲이낙연 국무총리 페이스북 글 수정 전(위쪽)과 후. 이낙연 페이스북 페이지

민주노총은 이낙연 총리가 첫 페이스북 입장을 밝힌 직후 비판 논평을 냈다. 민주노총은 “한 나라 총리이자 유력 정치인이 노조가 한 번도 파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두고 ‘자랑스럽다’고 표현한 점은 과연 이 총리가 차기 대통령 물망에 오를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와 총리가 나서 이런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는데, 어느 사용자가 노동권을 존중하려 하겠느냐”며 이 총리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이 총리는 지난 4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집배노동자 파업 계획을 두고 “집배원들이 더 이상 과로로 쓰러지지 않으시도록 근무여건을 더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며 “파업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우정노조의 충정을 잘 알고, 감사드린다. 이번에도 노사 양측이 선의의 조정에 임해 파업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발언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